[직썰 / 안중열 기자] “외국인의 거센 매도 공세도 7500선 고지를 향한 코스피의 질주를 막아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95포인트(0.11%) 상승한 7498.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7490.05)를 단 하루 만에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며 미답의 영역으로 발을 들였다.
이날 증시는 개장 초 뉴욕발 악재와 급격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7318.96까지 추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노출했으나, 개인과 기관의 강력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드라마틱한 반등 드라마를 완성했다.
◇개미들의 ‘10조 진격’…외인 매도 폭격 잠재운 유동성의 힘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압도적인 자금력은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개인은 최근 이틀 동안에만 무려 9조96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여기에 기관까지 1조5482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반등의 불씨를 지폈다.
반면 외국인은 연일 ‘셀 코리아’ 기조를 강화하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하루 5조6049억원을 던진 외국인은 이틀간 총 12조3220억원에 달하는 매물을 시장에 쏟아냈다. 그러나 투자자예탁금이 137조원에 육박할 만큼 시중의 대기자금이 풍부하게 형성돼 있어, 외국인의 ‘엑소더스’ 물량을 국내 투자 주체들이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기초 체력을 증명했다.
◇반도체 쉼표 찍자 ‘로봇’ 엔진 점화…현대차그룹주 무더기 급등
종목별로는 업종 간 활발한 순환매가 지수 상승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각됐다.
특히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모멘텀이 실린 현대차그룹주가 이날 시장의 실질적인 주인공 역할을 했다. 현대모비스가 15.29% 폭등하며 지수 견인차 역할을 했고, 현대차(7.17%)와 기아(4.38%) 역시 동반 급등하며 지수 하단을 탄탄하게 지지했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10% 하락하며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SK하이닉스는 장 후반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로봇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12.48%)와 로보티즈(10.76%), 유진로봇(5.10%) 등이 일제히 불을 뿜으며 지수를 1207.72까지 끌어올려 3거래일 만의 반등을 이끌었다.
◇체질 개선된 K증시…“순환매로 상승 에너지 다변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압박 속에서도 증시의 내부 에너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특정 핵심 업종에만 쏠려있던 매수세가 로봇과 IT 서비스 등 그간 소외됐던 섹터로 확산되면서 시장의 체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형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순매도 강도를 높였으나, 반도체가 쉬어가는 틈을 타 로봇 등 소외 업종으로 순환매가 빠르게 나타났다”며 “개인과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어 당분간 우상향 기조는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그리고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을 모두 합산하면 84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7500선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눈앞에 둔 코스피가 ‘개미의 화력’과 ‘순환매 장세’를 발판 삼아 추가 랠리에 성공할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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