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를 반년 앞둔 시점에서 버지니아주 연방 하원 선거구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민주당에 불리한 방향으로 결론났다.
지난 4월 21일 실시된 선거구 재획정 주민투표가 버지니아주 대법원에 의해 무효 처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관들은 4대 3의 표결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며 기존 선거구 체제 하에서 오는 11월 선거를 진행하라고 명령했다.
해당 주민투표는 버지니아주에 배정된 연방 하원 11석 중 최대 10석까지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도록 선거구 경계를 새로 긋는 내용이었다. 현재 의석 배분은 민주당 6석, 공화당 5석이다. 투표 결과는 찬성 51.5%, 반대 48.5%로 근소하게 통과됐었다.
그러나 공화당 측은 투표 용지에 기재된 문안이 편향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투표지에는 '공정성 회복'과 '임시 선거구 채택' 등의 표현이 포함된 장문이 적혀 있었는데, 이를 두고 중립성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다수의견을 작성한 아서 켈시 대법관은 투표 문안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절차적 하자가 주민투표의 신뢰성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손상시켰다며 무효화 결정의 근거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판결을 크게 반겼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민주당 주도의 선거구 재편을 "끔찍한 것"이라 칭하며 "버지니아에서 공화당과 미국이 중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게시했다.
민주당 연방 하원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 의원은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성명을 통해 버지니아 주민들의 의사가 무시당하고 권리가 박탈됐다고 비판했다. 투표 전체를 뒤엎는 이번 판결이 전례 없는 비민주적 행위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 결정을 번복시킬 모든 수단을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와 공화당발 극단주의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11월 승리를 반드시 쟁취하겠다"며 "우리의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후반 권력 구도를 결정할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양당 간 선거구 획정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같은 대형 주에서 양측이 공방을 벌인 데 이어, 버지니아에서 민주당의 시도가 좌절되자 공화당은 플로리다에서 자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을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