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티켓 가격 논란이 미국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첫 경기 티켓 가격이 1000달러(약 146만 원)를 넘어섰다는 설명을 듣고 "그 정도 가격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 현장에 있고 싶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라도 그 돈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2일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국-파라과이 조별리그 첫 경기의 티켓마스터 기준 최저가는 현재 1079달러(약 158만 원)이다.
또한 7월 19일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 티켓의 평균 리셀 가격은 약 1만 3000달러(약 1903만 원)다.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평균가인 1600달러(약 230만 원)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뛴 셈이다. 일부 재판매 사이트에서는 결승전 티켓이 200만 달러(약 29억 원) 이상에 올라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퀸스와 브루클린의 평범한 사람들이 갈 수 없다면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나에게 투표한 사람들이 직접 경기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월드컵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가격 논란의 배경에는 FIFA의 새로운 티켓 정책이 있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티켓 가격을 일괄 책정하지 않고, 참가국의 인기와 수요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수요 기반 가격제를 도입했다. 인기 팀 경기일수록 가격이 급격히 올라가는 구조이다. FIFA가 공식 재판매 플랫폼까지 운영하면서 거래마다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5일 미국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 인스티튜트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조별 예선 티켓의 25%는 300달러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프로 경기는커녕 대학 경기도 300달러 미만으로는 볼 수 없다. 그런데 이것은 월드컵"이라고 강조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또 결승전 티켓이 리셀 사이트에서 200만 달러에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 그 티켓을 산다면 내가 직접 핫도그와 콜라를 가져다주겠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팬들의 반감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판 여론은 만만치 않다. NBA 플레이오프 경기 평균 티켓 가격은 192달러(약 28만 원) 수준으로, FIFA가 내세운 "미국 스포츠 행사 수준"이라는 논리에 대한 반박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유럽의 한 팬 단체는 FIFA의 가격 정책이 과도하다며 반독점 관련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FIFA는 이날 일부 티켓을 추가 방출해 선착순 구매 기회를 제공했다.
월드컵 흥행의 이면에서 우려스러운 지표도 나오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최대 개최국인 미국에서 호텔 예약이 기대만큼 차오르지 않으면서 흥행 적신호가 켜진 상태이다.
미국호텔숙박협회(AHLA)에 따르면 미국 내 11개 개최 도시 호텔 약 80%가 초기 전망치를 밑도는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업계는 비자 발급 지연, 높은 여행 비용, 지정학적 불안 등을 외국인 수요 감소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월드컵 입장권이 500만 장 넘게 팔려 전례 없는 수요를 입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다음 달 11일 개막해 7월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에서 총 104경기가 펼쳐지며, 참가국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