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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8일 오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총책급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범 6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및 약식 기소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24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차명 증권계좌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을 289억원 이상 사고팔며 주가를 상승시켜 최소 1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는 통정·가장매매 265회 및 고가매수주문 1339회 등 다량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제출해 기존 1900원대였던 주가를 장중 최대 4105원까지 끌어올렸다. 하루 최대 거래량은 평소 대비 400배까지 증가했다.
검찰에 따르면 총책으로 활동한 50대 남성 A 씨는 업계에서 시세조종 전문가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수사기관에 자신을 2009년 개봉한 영화 ‘작전’의 주인공이라 주장할 정도로 오랜 기간 주가조작을 벌여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A 씨는 2대 주주 보유 주식의 매수 권한인 이른바 ‘모찌’를 구한 뒤 유통량을 막은 다음 시세조종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계획을 세웠다. 1·2대 주주 보유분을 빼면 발행주식의 3분의 1 정도만 시중에 유통되면서 시세조종에 유리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당초 범행 대상을 고른 이유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유통 물량이 적은 기업이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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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이 작전에 필요한 30억원 상당의 현금과 차명계좌·대포폰 등을 조달할 사람을 모았다. 또 실제 시세조종을 벌일 ‘선수’를 구해 허위 호재를 퍼뜨리는 ‘펄붙이기’ 수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검찰은 당시 대신증권 부장급 직원이었던 50대 남성 B 씨가 가담하면서 다른 공범들에게 범행의 성공에 대한 신뢰를 심어준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방송인 양정원 씨의 남편인 C 씨와 전주 D 씨 등은 원금과 물품 등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C 씨는 A 씨와 수익을 반씩 나누기로 약속하면서 주가를 최대 7000원 이상까지 올리기로 한 합의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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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실제 3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여행용 캐리어에 담겨 B씨가 재직 중인 대신증권 사무실로 전달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투자경고 지정’ 날짜나 대상 금액까지 치밀하게 고려해 범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면 증권사나 금융감독원에서 들여다본다는 점을 알고 이를 의식해 주가 상승 폭을 조절한다는 거다. 검찰이 입수한 공범 간 통화 녹취에는 “투자경고 지정 일자가 2월 4일이니 그때까지 4070원을 넘으면 안 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당초 목표한 ‘주당 7000원’을 달성하지 못하자 불안감을 느낀 일당 중 한 명은 도중 주식을 대거 팔고 해외로 잠적하는 ‘배신’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하한가를 기록하자 이 일당은 프로축구 K리그 출신인 주가조작 선수를 ‘용병’으로 영입해 범행을 이어가기도 했다.
검찰은 최소 1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에 대해서는 추징보전을 완료한 상태다. 다만 원금에 해당하는 현금 30억원은 법원에서 1심 선고가 나와야 조치가 가능하다.
이번 사건은 2024년 초 신설된 ‘자진 신고자 형별 감면(리니언시) 신청’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사건이기도 하다. 자수자에 대해서는 수사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처벌 감경이나 면제가 가능하다.
한편 검찰은 수사 도중 재력가 C 씨가 배우자인 양 씨의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경정과 당시 강남경찰서 수사1과 팀장이던 경감에게 청탁을 한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 이날 C 씨는 뇌물공여 혐의도 추가돼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 2월 대신증권 본사와 일당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선 지 약 2개월 만에 주가조작 범행의 전모를 밝혔다고 자평했다.
이날 신 부장검사는 “주가조작을 한 번이라도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정부 기조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며 “앞으로도 법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을 교란하고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비위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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