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고기를 급하게 꺼내 요리하면 생각보다 자주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팬에 올리자마자 물이 흥건하게 나오거나, 겉은 금방 익었는데 속은 차갑게 남는 식이다. 양념을 똑같이 해도 어떤 날은 부드럽고, 어떤 날은 퍽퍽하게 느껴진다. 차이는 고기 상태보다 해동 과정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이 해동을 얼어 있는 고기를 잠깐 녹여두는 시간 정도로 생각한다. 그래서 냉동 고기를 싱크대 위에 올려두고 다른 재료를 손질하거나, 급할 때는 뜨거운 물에 담가 해동 시간을 줄이려 한다. 전자레인지 해동 기능도 자주 쓰인다.
겉으로는 모두 빠르고 편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고기 안에서는 겉과 속의 온도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표면은 먼저 녹아 세균이 늘기 쉬운 온도에 가까워지고, 중심부는 아직 얼어 있어 조리할 때 익는 속도가 맞지 않는다. 뜨거운 물에 닿은 표면은 단백질이 먼저 변하면서 육즙을 붙잡는 힘이 약해지고, 전자레인지는 얇은 부분부터 익혀 고기 식감을 쉽게 퍽퍽하게 만든다.
실온에 꺼내두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온도 차이 때문이다
실온 해동의 가장 큰 문제는 겉과 속이 다른 속도로 녹는 데 있다. 냉동 고기를 주방에 그대로 두면 겉면은 금세 말랑해지지만, 중심부는 오랫동안 얼어 있다. 손으로 만졌을 때 겉이 녹았다고 느껴져도 내부까지 조리하기 좋은 상태가 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 시간 동안 표면 온도는 세균이 늘기 쉬운 범위로 올라간다. 식품 위생에서 5~60도 안팎은 세균 활동이 활발해지는 구간으로 본다. 내부가 얼어 있어 조리를 시작하기 애매한 동안, 표면은 이미 오염 위험이 커지는 온도에 가까워진다. 해동 중 생긴 물기까지 고기 겉면에 남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은 더 빨리 만들어진다.
뜨거운 물은 속도를 높이는 대신 고기 질을 떨어뜨린다. 표면이 급하게 뜨거워지면 단백질 구조가 먼저 바뀌고, 수분을 붙잡는 힘이 약해진다. 고기를 굽기도 전에 포장 안이나 물속으로 붉은 육즙이 새어 나오는 이유다. 이렇게 빠진 수분은 조리 과정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팬에 올렸을 때 겉은 금방 익지만 속은 늦게 따라오고, 결과적으로 식감은 더 건조해진다.
전자레인지 해동도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균일하지 않다. 고기 두께가 일정하지 않으면 얇은 부분과 가장자리부터 먼저 익는다. 가운데는 아직 차가운데 바깥쪽은 이미 익어버리는 상황이 생기기 쉽다. 이런 상태에서 다시 열을 가하면 먼저 익은 부분은 한 번 더 가열된다. 수분이 빠질 수밖에 없고, 완성된 고기는 질기고 퍽퍽하게 느껴진다.
찬물이 가장 현실적인 빠른 해동 방법인 이유
찬물 해동은 냉장 해동을 기다릴 시간이 없을 때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고기를 공기 중에 그대로 두면 표면부터 먼저 풀리지만, 찬물에 담그면 온도가 더 빠르게 전달돼 해동 시간이 줄어든다. 물이 공기보다 열을 잘 전달하기 때문이다. 실온 해동처럼 겉면 온도가 급하게 올라가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단, 찬물 해동은 포장 상태가 전제돼야 한다. 고기에 물이 직접 닿으면 육즙과 맛이 빠질 수 있고, 오염 가능성도 커진다. 비닐이 헐겁거나 찢어진 상태라면 그대로 물에 넣지 말고 지퍼백에 한 번 더 담아야 한다. 이때 공기를 최대한 빼고 닫으면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고기가 물 위로 뜨는 일도 줄어든다.
고기 크기에 따라 해동 시간은 달라진다. 불고기감이나 대패삼겹살처럼 넓고 얇은 고기는 비교적 빨리 풀린다. 작은 덩어리도 10~30분 정도면 조리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통삼겹, 두꺼운 스테이크, 갈비처럼 두께가 있는 고기는 1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
한 번 해동한 고기를 다시 얼리면 생기는 일
한 번 해동한 고기를 다시 얼리는 일은 주방에서 흔히 생긴다. 꺼낸 양이 예상보다 많거나, 조리하려던 메뉴가 바뀌면 남은 고기를 다시 냉동 보관하게 된다. 겉보기에는 다시 단단하게 얼기만 하면 괜찮아 보이지만, 한 번 녹은 고기는 이미 처음 상태와 달라져 있다. 해동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표면 온도도 올라간다. 이 상태로 다시 얼리면 다음에 조리할 때 육즙은 더 줄고, 보관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위생 부담도 커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남지 않게 얼리는 것이다. 고기를 사 온 뒤 한 번 조리할 양만큼 나눠 담아두면 필요한 만큼만 꺼낼 수 있다. 구이용 고기는 겹치지 않게 납작하게 펴서 얼리고, 국거리나 볶음용은 한 끼 분량씩 소분하면 된다. 포장할 때 공기를 최대한 빼면 냉동 중 표면이 마르는 일을 줄이고, 냉동실 냄새가 배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납작하게 얼린 고기는 해동 시간도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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