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정맥주사(IV) 중심 치료 방식이 피하주사(SC) 형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과거에는 병원에서 장시간 정맥주사를 맞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투약 시간을 줄이고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피하주사(SC) 항암제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이 투약 시간 단축과 환자 편의성 개선을 위한 제형 전환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면역항암제와 항체치료제 ADC(항체-약물 접합체) 분야를 중심으로 SC 제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ADC는 암세포를 표적해 약물을 전달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로 꼽힌다.
기존 항암 치료는 대부분 병원 내 정맥주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자는 수시간 동안 병원에 머물러야 했고 의료진과 병상 운영 부담도 적지 않았다. 특히 고령 암환자가 늘면서 장시간 치료에 대한 피로도와 의료 접근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항암제 투약 시간 단축 경쟁 확대
반면 피하주사는 피부 아래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투약 시간이 짧고 외래 중심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 SC 제형은 기존 수시간 걸리던 투약 시간을 수분 단위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체류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높고 병원 입장에서도 주사실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로슈(Roche)가 허셉틴과 티쎈트릭 등 주요 항암제의 SC 제형 확대에 나섰고, MSD(Merck & Co.) 역시 면역항암제 SC 전환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블록버스터 항암제의 투약 방식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항암 치료 시장 전반의 변화도 빨라지는 흐름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관련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등 국내 기업들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ADC, 피하주사 플랫폼 기술 확보에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SC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알테오젠은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전환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C 항암제 확산, 특허 연장·시장 경쟁 구도 변화 변수로
ADC 시장 성장과 함께 SC 기술 경쟁력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항종양 ADC 시장이 2025년 약 70억 달러대에서 2035년 24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며,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을 약 12.9%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투여 경로별로는 피하·근육주사(SC/IM) 제형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약효와 안전성뿐 아니라 '어떻게, 얼마나 빨리 맞는가'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이 2025년 2564억달러에서 2034년 6975억달러로 커지며 연 11%대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비 절감과 병원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SC 전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항암 치료 효과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환자 경험과 치료 편의성도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ADC와 면역항암제 시장에서도 SC 전환 경쟁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손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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