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종류 많아질수록 더 균일해지는 '성분 집중' 현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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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종류 많아질수록 더 균일해지는 '성분 집중' 현상 발견

연합뉴스 2026-05-08 03:0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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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스탠퍼드 연구팀, 수소 생산효율 4배↑ 차세대 촉매 개발

연구 개념도 연구 개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여러 금속을 섞으면 구조가 망가진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더 균일한 나노입자를 만든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지면서 차세대 에너지·촉매 기술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석좌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마테오 카르넬로 교수팀과 공동으로 여러 금속을 섞을수록 오히려 더 균일한 나노입자가 형성되는 '역설적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

나노입자(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수준)는 반도체·친환경 에너지·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성능 향상을 위해 여러 금속을 섞는 '다성분' 구조로 발전하고 있으나 구성 원소가 많아질수록 각 원소의 반응 속도가 달라 입자 크기와 모양이 들쭉날쭉해지는 문제가 발생, 정밀 제어가 어려운 대표적인 난제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금속 원소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입자 성분이 한 방향으로 모이며 더 균일해지는 '성분 집중(여러 금속이 섞일수록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서로 다른 금속 원자들이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먼저 자리 잡은 원자가 이후 들어오는 원자가 더 쉽게 붙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원자들이 무작위로 섞이는 것이 아니라 층층이 질서 있게 쌓이며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그동안 나노소재 합성에서 문제로 여겨졌던 복잡한 화학 반응 환경이 오히려 원자들이 정돈된 구조를 이루도록 돕는다는 새로운 원리가 밝혀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여러 금속이 섞인 복잡한 나노소재도 원하는 형태로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 5가지 금속이 포함된 다성분(여러 금속이 섞인) 나노입자 촉매를 제작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반응에서 암모니아가 쉽게 분해되지 않아 높은 온도와 빠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촉매가 필수적인 가운데 현재 산업 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준 재료인 루테늄(Ru) 촉매보다 약 4배 높은 효율을 보였다.

정희태 KAIST 석좌교수는 "나노입자 합성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역설적 현상'을 발견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원리를 활용하면 원하는 성능에 맞춰 금속 조성을 설계할 수 있어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전환 등 에너지 공정 효율을 높이는 고성능 촉매와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7일 게재됐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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