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학입시전형 시행계획이 공개된 이후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은 줄이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전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28학년도부터 고교 내신 체제가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되면서 대학들이 변별력 확보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논술·면접·입시컨설팅 등 새로운 형태의 사교육 시장이 다시 팽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대학교육협회가 공개한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교과전형 모집인원은 2만7886명으로 전년 대비 333명 감소했다. 반면 학생부종합은 4만786명으로 1724명 증가했고 논술 전형도 1만1443명으로 413명 늘어났다. 그간 대입 공정성 강화 기조 속에 한동안 축소 흐름을 보였던 논술전형이 다시 확대되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특히 수도권 대학 수시모집 중 논술 전형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3학년도 10.7%에서 2028학년도 12.7%까지 높아졌다. 한양대, 연세대, 아주대 등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 등에서는 모집 규모를 확대했으며 그간 논술 전형이 없었던 한양대ERICA는 논술 전형을 신설해 203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간 9등급제로 유지하던 내신 체제가 2028학년도 대입부터 5등급제로 개편되면서 대학들이 학생 간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이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상위권 학생들이 같은 등급 안에 몰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학들이 단순 내신 성적 외에 학업 태도와 전공 적합성, 교내활동, 탐구 활동 등을 함께 평가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입시 전문가들 역시 내신 등급 구분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면서 내신 외에도 학업 태도, 전공 관련 이수 과목, 진로 탐색 활동 등을 두루 살펴보는 학종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논술 전형 역시 논술 시험 외에도 내신, 출결 등을 추가로 반영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한양대의 경우 기존 논술 100%에서 논술 90%, 학생부 출결 10%로 바꿨으며 인하대는 논술 90%, 내신 10%를 반영하는 것으로 제도를 바꿨다.
실제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고2 시점부터 논술 대비와 생활기록부 관리 상담을 받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영수 기본 학원비에 논술 수업을 비롯해 다양한 컨설팅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학부모들에게 또 다른 경제적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논술학원은 수업 시간 대비 강습료가 높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대치동에 위치한 한 유명 수리논술 학원은 주 1회, 3시간 수업 기준 월 수강료로 60만원을 받고 있었다. 해당 학원은 소수 정예 방식으로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입학 테스트 이후 성적에 따라 반을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었다. 학생 수준별 맞춤 수업과 첨삭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또 다른 대치동 인문계열 논술학원은 주 1회, 4시간 수업 기준 회당 11만원 수준으로 수업료를 책정하고 있었다. 이 학원은 목표 대학에 따라 명문대반과 일반대반 등으로 나눠 운영 중이었다. 수업은 특정 주제에 대한 논술 작성 이후 이전 과제에 대한 첨삭과 해설 강의가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다른 유명 인문계열 논술학원은 주로 주말에 수업을 진행했으며 1회, 4시간 수업 기준 회당 9만원 수준으로 수업료를 책정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첨삭·컨설팅·모의면접 등이 추가되면서 실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논술 준비가 장기화될 경우 국·영·수 기본 사교육비 외에 추가 비용까지 발생해 부담이 적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치동에서 만난 학부모 최수형 씨(51·여)는 "아이가 내년에 고3이 되는데 내신 성적이 조금 아쉬운 편이라 내신이나 수능 점수로는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학원을 바꾸는 방법 외에 논술 준비를 고민하고 있어서 상담을 받으러 왔는데 논술학원 학원비가 국영수 학원비보다 더 비싼 것 같아서 오래 준비하게 될 경우 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아이가 원하는 데 안 해줄 수도 없어서 수업료를 들으니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고교 내신이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분포가 더욱 밀집될 가능성이 높아져 대학들은 교과전형보다 학종·논술 등 추가 평가 요소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는 내신 체제 개편에 따라 학생 간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대학들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단순 모집인원 조정이 아니라 대학별 평가 요소를 확대하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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