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새를 관찰할 때 우리는'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다르다. 그저 바라보는 것과 달리 관찰은 관심을 두고 대상을 깊이 알아가는 일이다. 애정을 가지고 파고들면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자연에서 만난 생명체를 열정적으로 관찰한 경험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느낀 행복과 경이로움을 전하는 신간이 연이어 출간됐다.
어린 시절 일찌감치 자연에 매료돼 자연을 벗 삼아 뛰놀고, 자라서는 자연을 탐구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학자들이 쓴 자연 관찰기이자 관찰 안내서이다.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윌북)는 세계적인 생물학자인 베른트 하인리히가 대자연 속에서 40년 동안 수많은 생명을 관찰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마흔 살이던 1980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직을 내려놓고 돌연 메인주 숲속에 오두막집을 지었다.
그때부터 집이자 실험실인 숲속 오두막에서 지내며 큰까마귀, 꿀벌, 황자작나무, 다람쥐, 송장벌레, 딱따구리 등 온갖 생명체를 직접 관찰했다.
새의 알껍데기 무늬는 왜 제각각인지, 큰까마귀들도 사냥할 때 협업하는지, 애벌레가 특정한 무늬를 남기고 잎사귀를 갉아먹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여러 궁금증을 두 눈으로 확인하며 풀었다.
UC버클리에 이어 버몬트대까지 33년간 교수로 재직한 그는 곤충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그의 학문적 성취는 대부분 숲에서 만난 생명에서 비롯됐다.
이 책은 과학적 탐구 결과를 자기 경험과 감정, 생각까지 곁들여 딱딱하지 않게 풀어냈다.
하인리히는 서문에서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돼 있으며 인간 개개인의 삶도 자연과 연관돼 있다"며 독자들이 밖에 나가 직접 자연을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 조류학자 필리프 J. 뒤부아가 자연 전문 작가 엘리즈 루소와 함께 쓴 '새를 관찰할 때 우리는'(라이팅하우스)은 새에 초점을 맞춘다.
뒤부아 역시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좇아 생태학자가 됐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류학 저널 '오르니토스'를 창간했다.
이 책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새와 함께 보낸 두 저자가 수십년간 새를 관찰한 '탐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내서 격이다.
이들은 탐조라는 행위가 학문을 넘어 즐거운 취미이자 위로와 치유를 주는 '힐링'이 된다며 새와 교감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새를 관찰하고 새 소리를 듣는 행위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온해질 수 있다며 새들이 주는 행복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8천만명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쌍안경으로 새를 관찰할 정도로 탐조가 대중적인 레저 활동이다.
책은 새와 함께하는 명상, 쌍안경 선택법, 야간 탐조, 모이통 설치, 새를 방해하지 않는 관찰 태도, 관찰일지 작성법 등 초보 탐조인을 위한 실용적 지침까지 정리했다.
자연에 대한 애정은 생태계 파괴에 대한 경고로 이어진다.
뒤부아와 루소는 새가 노래하지 않는 세상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새들이나 동물들, 혹은 식물들을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뜻밖의 깨달음에 이르기도 한다. 자신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동물은 오직 인간뿐이라는 사실이다."
▲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 = 강유리 옮김. 332쪽.
▲ 새를 관찰할 때 우리는 = 박효은 옮김. 268쪽.
doubl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