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500선을 돌파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장 초반 강한 매수세 속에 역사적 기록을 새로 쓰는 듯했지만, 이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전환했다. 투자 심리가 빠르게 흔들리면서 시장은 하루 사이 극심한 변동성을 드러낸 것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7500선을 넘어서며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추가 상승에 성공하면서 시장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상승 흐름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개장 직후 급등하던 지수는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장중 7300선대로 밀려나며 방향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간 매매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장 초반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은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고점 부담을 느낀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미들은 사고, 외국인은 팔았다?
최근 코스피 강세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글로벌 증시 훈풍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기대감이 이어졌고, 미국 기술주 강세도 국내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미국 뉴욕증시는 주요 지수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이어갔다.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도 시장 분위기를 바꾼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이는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하루 만에 7% 넘게 떨어지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다만 국내 증시는 상승 재료보다 변동성 확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과열 논란도 커지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 기대는 여전하지만 주가 상승 속도가 이를 앞서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 자금 흐름이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AI 산업 성장 전망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글로벌 지정학적 변수는 부담으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 흐름이 유동성 장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고 진단한다. 풍부한 자금이 빠르게 시장에 유입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지만, 그만큼 작은 변수에도 투자 심리가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는 하루에도 수백 포인트씩 등락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7500선 돌파 자체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중요한 건 시장이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라며 “현재는 기대감과 경계감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간으로,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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