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농촌관광 가는 주간'이 한 달 내내 확대 운영되며 다채로운 체험 행사와 혜택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농산촌의 숨겨진 가치를 알리려는 이러한 움직임이 한반도를 횡단하며 뼈대를 갖춰 가는 숲길과 만난다. 자연경관과 향토 문화를 결합해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오랜 시간 머물게 하는 체류형 도보 여행이 준비 중이다.
2027년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조성이 한창인 '동서트레일'은 충청남도 태안군에서 시작해 경상북도 울진군에 맞닿는 도보 노선으로, 총연장 849km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야영 장비를 짊어지고 깊은 숲과 마을을 두 발로 누비는 백패킹형 장거리 숲길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둘레길과는 차별화된다.
숲길은 총 55개의 세부 구간으로 쪼개져 5개 시·도와 21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관통한다. 서해안의 끝자락 태안에서 첫발을 내디뎌 험준한 내륙의 산세를 넘어 동해안 울진에 다다르는 코스다. 전체 여정 중 12구간의 출발점 역할을 맡은 오서산 상담마을을 비롯해 노선 곳곳에 자리한 지역 공동체들은 며칠씩 짐을 메고 길을 걷는 도보 여행자들에게 베이스캠프이자 휴식처로 자리한다.
여행객들은 발길이 닿는 곳마다 각 지역이 품고 있는 생태계와 삶의 방식을 체감할 수 있다. 5월 한 달간 집중적으로 전개되는 농촌관광 주간의 취지 역시 이렇듯 길 위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농촌 고유의 매력과 체류의 가치를 방문객 스스로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장거리 숲길 조성이 완료된 이후 지역 사회에 미칠 경제적 파급 효과도 분석되고 있다. 전체 노선이 통과하는 권역의 57%가 심각한 인구 감소 위기를 겪고 있는 소멸 위험 구역에 해당하며, 34%는 전형적인 산촌 지대다. 오랫동안 청년층의 유출과 경제적 소외를 겪어온 이들 지역에 활력이 이식되는 셈이다.
숲길을 매개로 지역 특색을 살린 산림 문화 상품이 탄생하고 이와 연계된 숙박 및 식음료 산업 생태계가 단단하게 구축된다면 길을 찾는 여행객의 체류 빈도와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849km의 발자취가 쇠락해 가는 농산촌에 자립 기반을 제공할지 주목된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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