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는 엄마와 퇴직한 아빠 사이의 양육권 분쟁에 대해, 법조계는 현재 아이를 돌보는 아빠가 유리하지만 별거 기간이 짧고 양측 약점이 뚜렷해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 AI 생성 이미지
꾸준한 직장 생활을 이어왔지만 우울증 진단을 받은 엄마 A씨와 6개월 전 희망퇴직 후 아이를 돌보고 있는 아빠 B씨. 별거 단 일주일 만에 시작된 치열한 양육권 다툼에 법조계의 시선이 쏠렸다.
'안정적 경제력'과 '양육의 연속성'이라는 가치가 충돌한다.
다수 변호사들은 현재 아이와 함께 사는 B씨가 유리하다고 보면서도, 별거 기간이 짧고 양측 모두 뚜렷한 약점을 안고 있어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법원은 현상 유지를 선호"…일단 아빠 B씨가 유리
법률 전문가 대다수는 현재 아이와 함께 거주하며 어린이집 등원 등 실질적인 양육을 책임지는 B씨가 양육권 분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분석했다. 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기존 생활환경을 급격히 바꾸는 것을 꺼리는 '현상 유지의 원칙'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B씨가 아이와 함께 거주하면서 어린이집 등원과 돌봄서비스까지 이용하고 있어 실제 양육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양육의 연속성 측면에서 유리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연우 백지예 변호사 역시 "판례도 별거 이후 상당 기간 아이를 평온하게 양육해 온 쪽의 현재 상태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라며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별거 1주일, 너무 짧다"…판세 뒤집을 변수들
하지만 B씨의 우세를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거세다. 특히 별거 기간이 '1주일'에 불과하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별거 1주일째라면 ‘상당 기간 평온한 양육의 지속’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 현 양육상태 유지 원칙이 곧바로 강하게 작동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다수 변호사들이 언급한 '현상 유지' 원칙이 적용되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다는 핵심적인 반박이다.
또한 양측의 약점도 뚜렷하다. B씨는 현재 무직 상태이며 향후 교대 근무 가능성이 있어 양육 공백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A씨의 '우울증 진단' 사실은 양육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을 낳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우울증 진단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양육 수행에 지장이 있는 상태인지 여부입니다. 치료 중이고 일상생활 유지가 가능하다면 진단만으로 바로 불리하게 보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설명해, A씨에게 반격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재산 9천·양육비 80' 약속, 법적 효력은?
과거 A씨가 B씨에게 '재산 9천만 원과 월 80만 원의 양육비'를 주기로 한 구두 약속은 법정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전문가들은 이 약속이 양육권의 향방을 직접 결정짓지는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과거 A씨가 재산 9천만 원과 양육비 월 80만 원 지급 이야기를 했다는 부분은 친권·양육권 판단 자체를 결정짓지는 않습니다. 다만 당시 당사자 사이에서 B씨가 양육하는 방향을 전제로 협의가 있었던 정황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양육권자를 B씨로 단정하는 증거는 아니지만, 과거 두 사람의 의사를 엿볼 수 있는 참고자료는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변호사들은 이런 구두 합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구두 합의는 추후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부산 이혼 전문 변호사 이유진 변호사 역시 향후 분쟁을 막기 위해선 합의 내용을 반드시 공증을 받거나 조정조서 형태로 남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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