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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중동전쟁 두 달째인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으로 정부가 물가를 억누른 결과로, 이마저도 없었다면 2.6%에서 멈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에 달했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석유류에 이어 엔진오일 교체비, 국제항공료 등으로 확산하며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확대할 전망이다.
◇엔진오일 교체비, 17년만에 최대폭 상승
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석유류 물가가 21.9% 뛰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인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 3월(9.9%)과 비교해도 오름폭이 확대했다. 휘발유(21.1%)와 경유(30.8%) 역시 각각 2022년 7월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고, 등유(18.7%)는 2023년 2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정부가 그나마 물가를 억누른 결과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고가격제 시행과 유류세 인하 등 영향으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처가 없었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8%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차 석유최고가격제 시행이 3월 소비자물가를 0.4~0.8%포인트 낮춘 효과를 냈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다.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엔진오일 교체료는 11.6% 오르며 2009년 6월(11.7%) 이후 17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라 세탁료(8.9%), 주택 수선재료(3.7%) 등도 상승폭이 커졌다.
국제항공료도 오름세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유류할증료에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의 국제유가가 반영되면서 국제항공료는 15.9% 올랐다. 앞선 3월 상승률은 0.8%다. 이번 달 국제항공료는 3월 중순 이후의 국제유가가 반영되기 때문에 상승폭이 더 뛸 전망이다. 국내항공료는 지난달엔 2월 국제유가만 반영돼 0.8% 오르는 데 그쳤으나 이번 달부터 상승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 2월 68.4달러에서 3월 128.5달러로 뛰었다. 4월(1~29일)엔 105.4달러로 소폭 하락했으나 중동전쟁 전과 견주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먹거리 물가 안정적이지만…“오름폭 커질 것”
먹거리 물가는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3월 2.8%에서 지난달 2.6%로, 가공식품은 1.6%에서 1.0%로 각각 둔화했다. 농축수산물 역시 0.5% 하락하며 전체 물가 상승 압력을 흡수했다. 특히 농산물은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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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 전체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5월 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기저 효과가 더해지며 오름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 부총재는 지난 3일 올해 물가 상승률이 2.2%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금리 인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근래 금융통화위원이 금리 인상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형일 차관은 “석유류 가격 및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오는 8월부터 5차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는데 유가 수준, 국민 부담,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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