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의 방해를 뚫고 아프리카 유일 우방국 순방에 '성공'한 것은 미국의 비밀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대만 학자가 주장했다.
6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가안보 외교학자인 천원자 대만 카이난대 부총장은 라이 총통이 전날 귀국하면서 이용한 에스와티니 전용기의 항로를 거론하며 이같이 풀이했다.
천 부총장은 에스와티니에서 출발한 해당 전용기가 남인도양으로 우회한 후 필리핀, 인도네시아 영공을 통과해 대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귀국 항로가 대만 국가안보부서와 공군 등 관련 부서의 주도로 수립됐다면서 미국의 '사전 확인'을 거쳐 대만 총통부(청와대 격)가 확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해당 전용기가 영유권 문제가 있는 남중국해 지역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통과로 인한 문제 발생을 피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민감성을 고려해 직접 개입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짚었다.
천 부총장은 동남아시아 항로를 선택하는 이유가 대부분 최단 비행 일정, 풍향의 최적화, 민감한 공역 회피 등 3대 항목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대만과 필리핀. 인도네시아와의 교류 상황이 좋아지고 있어 다른 국가보다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반감이 낮은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라이 총통이 중남미 우방국 순방에 나설 경우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이 장거리 비행 시 필요한 연료 보급 등 기술직 지원에 나서려는 국가에 대해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천 부총장은 우려했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의 쑤쯔윈 연구원도 라이 총통의 에스와티니 순방에 미국의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내다보면서 마다가스카르·모리셔스·세이셸 등의 비행정보구역을 통과하지 않아 비밀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전용기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영공을 통과한 것은 중국의 공중봉쇄를 '돌파'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향후 라이 총통의 중남미 순방에서 비행 일정과 관련한 연료 보급과 항로 결정이 앞으로 대만 정부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쿠이보 대만정치대 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중국이 라이 총통의 국제적 활동을 억압하려는 의도가 점점 더 강해지고, 중국의 아프리카 내 정치 경제적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라이 정부가 우방국 내에서의 활동 공간의 축소되고 있으며 대만 정부가 여기는 이념이 유사한 국가의 대만에 대한 외교적 지지 강도가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교수는 아프리카 국가의 공역 봉쇄로 인해 최근 들어 대만 국가 원수가 해외순방 계획을 발표한 이후 연기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교국 부총리의 전세기를 타고 우방국을 순방했다면서 정부가 이 같은 뼈아픈 경험에서 철저한 반성을 통해 양안 관계의 악화로 인해 외교적 입지가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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