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쿠팡이 올해 1분기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35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고객 보상과 물류 네트워크 비효율이 수익성을 끌어내리면서 4년3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분기 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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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85억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79억800만달러 대비 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465.16원 기준 매출은 12조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11조4876억원보다 8%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매출 12조8103억원과 비교하면 2개 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이어지던 두 자릿수 성장세도 처음으로 꺾였다.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쿠팡Inc의 1분기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 한화 약 3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는 1억5400만달러, 약 233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번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이번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790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당기순손실도 2억6600만달러, 약 38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억140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15달러였다.
◆개인정보 보상 직격탄…"2분기 초반까지 영향"
실적 악화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보상 비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쿠팡은 지난 1월15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고객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전체 규모는 약 1조6850억원, 약 12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매이용권은 쿠팡 제품 구매 시 사용 가능하며, 이용 금액은 매출에서 차감되는 구조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고객 구매이용권 보상과 물류 네트워크상 일시적 비효율성을 꼽았다.
김 의장은 "첫 번째는 이번 개인정보 사고에 대응해 발행한 고객 구매이용권"이라며 "일회성 영향으로 대부분은 1분기에 국한되며, 2분기 초반까지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설비 확충과 공급망 계획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고객 수요 패턴을 바탕으로 조정된다"며 "이번 사고와 같은 외부 요인이 이 패턴을 방해할 경우 실제 수요가 계획된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해당 기간 유휴 설비와 재고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용 부담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1분기 매출원가는 62억700만달러로, 매출 대비 원가율은 73%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70.7%보다 높아졌다.
판매비와 관리비도 늘면서 총 영업비용은 87억4600만달러로 매출을 웃돌았다. 매출총이익은 2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 줄었고, 조정 EBITDA는 2900만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3억8200만달러에서 크게 감소했다.
◆주력 커머스 성장 둔화…활성 고객도 전분기 대비 감소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성장세도 둔화됐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을 포함한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71억7600만달러, 약 10조5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은 5%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12%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낮아졌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 2460만명과 비교하면 감소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300달러, 약 43만9540원으로 전년 동기 294달러보다 3% 증가했다. 고객 수는 줄었지만 남아 있는 고객의 구매액은 늘어난 셈이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사고 이후 고객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고 두 자릿수 성장률로 지출을 늘렸다"며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다만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인정했다. 김 의장은 "고객 행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수개월간 영향받은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중단된 성장 효과가 전년 대비 비교 실적에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년 대비 성장률이 근본적인 회복세를 온전히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대만·이츠 등 성장사업 매출 증가…손실도 확대
성장사업 부문은 외형 성장에도 손실이 확대됐다. 대만 로켓배송, 파페치,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성장사업 매출은 13억2800만달러, 약 1조9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은 25%다.
반면 성장사업 조정 EBITDA 손실은 3억2900만달러, 약 4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억6800만달러보다 96% 늘었다. 대만 사업 확대와 쿠팡이츠, 일본 로켓나우 등 신규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가 이어진 영향이다.
김 의장은 대만 사업에 대해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자체 라스트마일 배송 네트워크가 현재 대부분 물량을 커버하고 있고 범위도 계속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고객에게 로켓배송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고객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좋다"고 덧붙였다.
◆"로켓 상품군 확대"…AI·자동화로 마진 회복 추진
쿠팡은 향후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와 자동화·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통해 수익성 회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상품군은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근본적 성장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고객이 구매하고자 하는 상당수 상품이 아직 로켓배송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매입 카탈로그와 로켓그로스의 결합이 이러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 등 모든 서비스에 걸친 자동화와 AI 도입은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향후 고객 경험 향상과 마진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연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약 9~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개인정보 사고에 따른 단기 요인으로 조정 EBITDA 마진은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분기 실적은 개인정보 사고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지난 2월 제시한 가이던스와 일치한다"며 "핵심 사업은 지속적으로 견고해지고 있고 향후 프로덕트 커머스에 대한 영향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는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문제와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아난드 CFO는 "우리는 한국에서의 지정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언제나 그렇듯 우리가 진출한 곳의 모든 규제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규제 기관과 원칙적인 차원에서 계속 소통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모든 의무 사항을 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 판단과 관련해 이의 제기와 행정소송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 의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직접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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