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이 韓화물선 공격' 기정사실화하며 거듭 韓 기여 요구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美, '이란이 韓화물선 공격' 기정사실화하며 거듭 韓 기여 요구

연합뉴스 2026-05-06 01:29:02 신고

3줄요약

트럼프·헤그세스 연달아 한국 역할 확대 촉구…일본·유럽·호주도 대상

美국방 "해방 프로젝트는 美의 선물"…초기 운용하다 각국에 넘긴다는 구상

불응시 안보·무역 불이익 우려…해협 경색 자초후 동맹에 책임 전가 지적도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호르무즈 해협 경색 해소에 한국이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화물선에 폭발·화재가 있었던 것을 이란의 공격 탓으로 기정사실화하며 기여 압박의 논리로 활용하고 있다. 이란 전쟁 비협조 등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5천명 감축 방침을 공개하고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을 거듭 어려운 상황에 몰고 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들을 빼내기 위한 이른바 '해방 프로젝트' 시행 이틀째인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한국 화물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단독으로 움직이다 이란의 공격에 노출됐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전날에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한국 화물선이 이란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고 공개 압박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이날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해방 프로젝트를 비롯한 호르무즈 해협 경색 해소에 한국이 더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 화물선의 폭발·화재를 두고서는 "그런 식의 표적 공격이 이란의 무차별적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 이란의 공격으로 벌어진 사건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근거 제시는 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화재 원인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일 미 행정부 최고위층이 이란의 공격으로 한국 화물선이 피해를 본 상황이니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이다.

해방 프로젝트는 일시적으로 가동되며 여건이 조성되면 각국에 해협의 안전 보장 임무를 넘기겠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석유 조달에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에 기본적으로 해협 개방의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다. 이날 헤그세스 장관은 해방 프로젝트가 일시적인 것이라면서 "그들(호르무즈 이해 당사국들)에게 넘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언젠가 호르무즈 상선 보호 임무를 동맹국 등에 맡기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러면서 해방 프로젝트를 두고 "미국이 세계에 주는 직접적 선물"이라는 표현을 썼다.

브리핑 중인 미 국방장관(오른쪽) 브리핑 중인 미 국방장관(오른쪽)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구축함과 전투기, 헬리콥터 등 미군 전력을 대거 배치해 일종의 '돔'처럼 방어 시스템을 구성한 덕분에 상선들이 이란의 위협에도 안심하고 항해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헤그세스 장관이 언급하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8일 대이란 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전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 있었다는 사실"이라며 "해방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초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라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 경색의 원인에 대한 미국의 책임은 도외시한 채 해방 프로젝트를 '선물'로 치켜세우며 동맹국에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이후 꾸준히 동맹에 호르무즈 해협 경색 해소의 책임을 지우려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개시 보름 만인 3월 14일 한국과 일본, 중국 등 5개국을 지목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각국이 신중한 반응을 보이거나 대놓고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할 때 도움을 주지 않는 동맹'이라는 틀로 연신 비난해왔다.

이번 해방 프로젝트는 미군 전력이 먼저 동원됐다는 점에서 각국이 파견한 군함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담보하겠다는 이전의 구상과는 달라졌으나 본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정 시점에 해협 상시 개방의 책임을 동맹국 등에 넘긴다는 구상 하에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해방 프로젝트를 두고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상선에 대한 군함의 근접 호위가 빠져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군은 지금처럼 상선과 일정 거리를 둔 채 상선을 '유도' 내지 '안내' 하면서 유사시 교전에 대비하는 역할을 맡고, 다른 '호르무즈 이해 당사국'들이 상선 근접 호위와 같은 위험한 임무를 맡는 식으로 역할을 구분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방 프로젝트 개시 첫날인 4일 이란이 미사일·드론·고속정을 동원해 공격에 나서고 미국이 군함과 아파치 헬기 등으로 대응에 나선 상황이라 한국 정부를 비롯한 동맹국은 결정이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틀째인 이날에는 비교적 조용했고 미국과 이란의 휴전도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의 설명이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언제라도 무력이 동원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게다가 미국은 대이란 해상봉쇄도 계속하고 있다. 압박을 최고 강도로 끌어올려 이란의 핵포기 양보를 받아낸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일 이란전쟁 비협조를 내세워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5천명 감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주독미군 감축으로 보복성 조치의 신호탄을 쏜 만큼 한국이 이번 요구에 화답하지 않을 경우 안보·무역상의 다양한 불이익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주한미군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억지의 중요성 차원에서라도 함부로 손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지만 미국의 '동맹 현대화' 기조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한 기질이 합쳐져 예상 밖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nari@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