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 2030년 연 1,739시간까지 줄어든다…“추가 노력 없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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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제, 2030년 연 1,739시간까지 줄어든다…“추가 노력 없인 한계”

뉴스로드 2026-05-05 08:07: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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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노동시간 단축 노·사·정 공동선언식/연합뉴스
실노동시간 단축 노·사·정 공동선언식/연합뉴스

[뉴스로드]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주 4.5일제 도입과 관련해, 현 추세대로라면 우리나라의 연간 실노동시간이 2030년 1,739시간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지금까지의 감소가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노동 축소에 의존해온 만큼,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없으면 감소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5일 고용노동부 의뢰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수행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마련을 위한 노동시간 제도개선 포럼’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30년 연간 노동시간은 1,739시간으로 예측됐다. 이는 노동부가 제시한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노동부는 2024년 한국의 실노동시간 1,859시간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08시간) 수준인 ‘1,700시간대’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주 40시간제 시행 이후 추가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개정한 결과,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2017년 1,996시간에서 2024년 1,859시간으로 137시간 줄었다”고 분석했다. 주 5일제와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 등이 ‘주 40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 비중의 감소’를 이끌며 단축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노동시간은 여전히 OECD 상위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6번째로 길다. 한국보다 노동시간이 긴 국가는 콜롬비아,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이스라엘 정도에 그친다. 반면 독일(1,294시간), 네덜란드(1,367시간), 프랑스(1,390시간) 등은 한국과 큰 격차를 보인다. 일본은 1,636시간으로 OECD 평균보다 낮고, 미국은 1,810시간으로 평균보다 길지만 한국보다는 짧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격차의 핵심 원인으로 ‘노동시간의 경직성’을 꼽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주 40시간 근로자가 전체의 53.1%로 절반을 넘는다. 독일(30.9%), 프랑스(12.5%), 영국(15.9%)과 비교하면 특정 근로시간대에 인력이 집중돼 있는 셈이다.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한국처럼 주 40시간 근로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 나라는 룩셈부르크(55.4%), 포르투갈(57.3%) 정도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최소 8시간씩 일하는 전일제가 사실상 기본값으로 굳어져 있어, 근로시간 선택 폭이 좁고 다양한 형태의 근로가 정착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나 여전히 OECD 국가 중 긴 상태”라며,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근로 관행이 노동시간 단축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휴가 문화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여름 휴가철 일시 휴직 비중은 3%에 그친 반면, 유럽 주요국은 5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유럽 주요국은 여름휴가가 활발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무더운 여름에도 마음껏 쉬지 못하고 일하는 구조”라며, 연속 휴가 사용을 꺼리는 조직 문화와 ‘눈치 휴가’ 관행을 문제로 지적했다.

노동시간 단축의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보고서는 “그간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 감소는 대부분이 주 40시간 초과 장시간 근로 비중 감소에서 비롯됐다”면서 “과거에 비해 장시간 노동 비중이 대폭 감소한 현재, 추가적인 단축 노력 없이는 감소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노동시간 제도의 유연화와 휴가 활성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근로시간 형태에 대한 선택 범위를 넓히고,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확대하는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며, 연차휴가 소진률을 높이고 가족 돌봄 등 사유로 잠시 일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주 4.5일제와 같은 단축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선택권과 휴식권 보장이 함께 가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동생산성 문제에 대한 대비도 주문됐다. 보고서는 “일률적인 노동시간 상한 규제는 기업의 생산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동반한 노동시간 단축 방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단순한 근로시간 상한 규제 강화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단축이 어렵고, 업무 프로세스 혁신·기술 도입 등 생산성 제고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제도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해 9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같은 해 12월 노사정 공동선언과 로드맵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지난달 8일에는 ‘공짜노동’ 관행을 막기 위한 포괄임금제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내놨다. 이 지침은 이른바 ‘고정OT(초과근무시간)’를 약정했더라도 실제 초과근로수당이 약정분을 초과하면 그 차액을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조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주 4.5일제 추진, 포괄임금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2030년까지 한국의 노동시간 구조와 근로 문화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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