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약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혀온 8만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누그러진 데다, 아시아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목전에 두는 등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5일 오전 0시 2분 현재 비트코인(BTC)은 24시간 전보다 2.6%가량 오른 8만34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31일 이후 약 석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알트코인도 일제히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이더리움은 3.6% 넘게 뛰며 2380달러선에서 거래됐고, 도지코인은 4.5% 이상, XRP도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 亞 증시 사상 최고치 '코앞'…기술주 실적이 불 지폈다
이날 가상자산 랠리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 주식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펼쳐졌다. MSCI 아시아지수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지난 2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지난주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며 관련 섹터가 강세를 이어간 점도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이란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이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비교적 차분하게 소화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분쟁에 관여하지 않은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안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개입할 경우 이는 명백한 휴전 위반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ETF에 하루 6억달러 '뭉칫돈'…기관이 돌아왔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뒤 수개월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월에는 한때 6만달러 부근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수요가 점차 살아나면서 낙폭을 차근차근 만회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하루 동안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6억3000만달러의 순유입이 발생했다.
여기에 미국 의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조항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가능할 것이란 낙관론이 더해진 점도 호재로 꼽힌다. 합의가 도출될 경우, 포괄적 가상자산 법안인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일명 '클래리티법')이 상원에서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상자산 투자회사 DACM의 리처드 갤빈 회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봐야 한다"면서도 "8만달러는 매우 큰 심리적 장벽이었던 만큼, 이를 다시 회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오르빗마켓 공동창업자 캐롤라인 모론도 "비트코인이 8만달러를 확실하게 돌파한다면, 이는 가상자산이라는 자산군 전반에 추가적인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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