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주 지역 주류 도매업체들의 가격 담합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3일 소회의(주심 김정기 상임위원)를 열고 제주주류도매업협회(협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5천6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협회가 회원사들의 주류 공급가격을 사실상 공동으로 정하고, 서로의 거래처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식으로 경쟁을 저해했다는 판단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협회는 2018년 3월 ‘거래정상화협의회 시행규칙’을 제정해 회원사인 도매업자들이 반드시 지키도록 했다. 이 규칙에는 소매점과 음식점 등 기존 거래처를 다른 도매업자가 빼앗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소주·맥주 등 주류 공급가격을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협회는 정기총회와 이사회, 실무자 회의 등을 통해 “타 사업자의 거래처를 침범하지 말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주류거래 정화위원회 회원사간 분쟁 조정 지침 및 위반시 조치사항’을 별도로 만들어 회원사들에게 규칙 준수를 압박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가격 제한 방식도 구체적이었다. 협회는 주류 제조업체가 책정한 출고가격에 27.5∼30.0%의 중간이윤을 더한 금액을 도매업자가 소매업자에게 공급해야 할 ‘정상가격’으로 정했다. 도매업자가 냉장 진열장, 생맥주 추출기 같은 장비를 제공하거나, 이른바 ‘대여금’으로 불리는 자금 융통 등 부가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공급가를 낮추려 할 경우에는 정상가격보다 10% 낮은 수준을 ‘생존가격’으로 설정하고 이를 하한선처럼 지키도록 요구했다.
제주 지역에는 가정용 및 유흥·음식점용 주류를 모두 취급할 수 있는 종합주류도매업 면허 보유 업체가 22곳 있으며, 이들 모두가 협회에 가입해 있다. 종합주류도매업자는 법적으로 영업지역 제한이 없지만, 물류비용 부담으로 통상 활동 권역을 벗어나 영업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사실상 지역별로 고착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구조에서 협회의 가격·거래처 제한 행위가 시장 경쟁을 크게 왜곡하고, 소매업자와 최종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제재에 나섰다. 공정위 관계자는 “협회 차원의 가격 및 거래처 제한은 명백한 경쟁 제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향후 지역 주류 유통시장의 경쟁 질서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