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소폭 낮춰 잡았다. 노조 총파업 가능성에 따른 비용 부담 확대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단기 실적 변수는 커졌지만, 업황 방향성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판단도 함께 내놨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피터 리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목표주가 하향 폭은 제한적이지만 노사 이슈를 공식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리 애널리스트는 노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성과급 관련 충당금이 늘어나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파업 강도와 기간에 따라 비용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변수로 지목했다. 이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0%, 11% 낮췄다. 일회성 비용 성격이 강하지만 단기 수익성에는 분명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 개선의 대표 수혜주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노사 갈등 심화에 따른 단기 실적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특히 시장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 반영은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파업 수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파업 장기화 가능성과 비용 반영 시점을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최근 하나증권 또한 "상여금 관련 파업 이슈로 인해 영업이익 추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상대적으로 주가 움직임이 약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강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이어지면서 D램과 낸드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중장기 업황 개선 사이클 자체는 견조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앞서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추며 HBM4 등 차세대 제품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둔화를 이유로 제시했다. 업황 개선 국면에서도 제품 믹스 변화와 비용 구조에 따라 기업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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