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 종료를 앞두고 서울 주택시장에서 증여와 직거래가 동시에 늘고 있다. 중과세가 다시 적용되면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다주택자들이 단순 매각 외에도 부담부 증여, 가족 간 저가 양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절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3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증여 등기 건수는 1980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1345건보다 47.2% 증가한 수치다. 월간 기준으로는 2022년 12월 2384건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많다. 집합건물은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다.
전국 기준 증여 건수도 5560건으로 2022년 12월 9342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증여 취득세 과세표준이 공시가격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뀌기 전 증여 수요가 몰린 바 있다. 이번 증여 증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세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임차인을 낀 주택 매도가 이달 9일까지 허용되면서 자녀에게 부담부 증여 형태로 주택을 넘기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16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양천구 135건, 노원구 118건, 서초구 115건, 용산구 106건, 강남구·동작구 각각 104건 순이었다. 용산구는 전월 54건에서 106건으로 95.3% 늘며 증가폭이 컸다. 강남권과 용산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뿐 아니라 양천·노원 등에서도 증여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중과 재개를 앞둔 다주택자의 절세 수요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아파트 직거래도 증가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 서울 아파트 직거래 건수는 올해 2월 109건에서 3월 185건, 4월 234건으로 늘었다. 4월 전체 신고분 4544건 가운데 직거래 비중은 5.15%였다. 직거래는 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는 거래로 가족이나 친족 등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별로는 4월 서초구의 직거래 비중이 15.8%로 가장 높았다. 강남구는 7.8%, 영등포구와 광진구는 각각 7.3%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시행 전 가족이나 친족 등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넘기려는 수요가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특수관계인 간 거래라도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실거래가보다 30% 낮은 금액과 3억원 중 적은 금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정상 거래로 간주돼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부 다주택자는 중과세 적용 전 직거래를 활용해 보유 주택을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오는 9일 종료된다.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하면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높아진다.
다만 정부는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보완조치를 마련했다. 이달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 일정 기간 내 잔금 지급과 등기 등 양도 절차를 마칠 경우 중과를 피할 수 있다. 강남3구와 용산구는 9월 9일까지, 서울 나머지 21개구와 경기 12개 지역은 11월 9일까지 양도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한편 임차인이 있는 주택도 예외가 적용된다. 지난 2월 12일 기준 임대차계약이 존재하고 이달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 무주택자 매수에 한해 실거주 의무가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된다.
업계 관계자는 “남은 기간 다주택자의 막판 절세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단순 매각이 여의치 않은 경우 증여나 부담부 증여, 특수관계인 간 직거래를 검토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저가 양도나 부담부 증여는 향후 과세당국의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거래가액 산정과 채무 승계 요건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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