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교착 상황선 미국 통화정책에 따라 금 향방 결정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혔던 금이 올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국제 정세 변동의 직격탄을 맞고 급락하면서, 향후 움직임에 눈길이 쏠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RX 금시장의 국내 금 시세는 1g당 21만7천240원으로, 이달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1월 29일 경신한 사상 최고치(종가 26만9천810원)와 비교하면 20%나 하락한 수치다.
이란 전쟁 발발로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받은 지난달 2일에도 금값은 22만3천원대로 잠깐 오르는 듯하더니, 이후 지속해서 내리며 통상적인 안전자산의 움직임과는 다른 모습이다.
국제 금 선물 시세 흐름도 유사하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거래되는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지난달 30일 기준 온스(약 28.34g)당 4천629.6달러(한화 약 683만원)로 마감, 이달 최저점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우하향은 전쟁 발발로 커진 불확실성에 시장이 단순히 안전자산 투자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 결국 미국이 금리 인하로 돈 풀기에 나서지 않을 거란 전망이 금 투자 심리를 제한한 것이다.
달러화에 대한 금리가 일정 이상 높게 유지되면 이자가 붙지 않는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통상 낮아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데뷔가 임박한 케빈 워시 후보자의 취임 후 행보가 금값 향방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시 후보자는 통화정책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로 분류돼왔지만, 의장으로 지명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동조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부 거드는 모습을 보여 시장 내 전망도 분분하다.
NH투자 황병진 FICC리서치부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긴축하면 오히려 수요를 파괴하고 경기가 침체할 수 있기 때문에, 케빈 워시 차기 의장 후보자가 (긴축)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고유가 장기화까지 겹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핵심 헤지 자산인 금값이 상승세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대신증권[003540] 최진영 연구원은 "워시 체제에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면 금과 같이 유동성을 선반영하는 자산은 상승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달 중 전쟁 종전으로 금값이 반등하더라도 전고점을 상회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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