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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이스라엘,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4개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총액은 최소 86억 달러, 최대 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별 계약 내용을 보면 카타르가 최대 40억 1000만 달러 규모의 패트리엇 PAC-2·PAC-3 요격 미사일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타르는 이란의 집중 공격에 직면하자 미국에 추가 요격체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는 약 25억 달러 규모의 통합전투지휘시스템(IBCS)을 구매한다. 주계약자는 노스럽그루먼, RTX, 록히드마틴이다. 이스라엘·카타르·UAE는 레이저 유도 로켓을 발사하는 정밀타격무기 체계 APKWS-II(첨단정밀타격무기)를 공급받는다. 이스라엘과 카타르 물량은 각 최대 9억 9240만 달러, UAE는 최대 1억 4760만 달러 규모다.
루비오 장관은 무기수출통제법상 긴급 조항을 적용해 “무기의 즉각 판매가 필요한 긴급 상황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통상적인 의회 사전 검토 절차가 생략됐다.
미국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그레고리 믹스(뉴욕) 의원은 이번 무기 판매가 법과 의회를 무시하고 투명성·책임성 없이 주요 안보 결정을 내리는 패턴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에도 중동 동맹국에 대한 긴급 무기 판매를 승인한 바 있으며, 2019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이란을 명분으로 긴급 조항을 발동했다가 국무부 감찰관 조사를 받은 전례가 있다.
이번 거래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개시한 뒤 이란이 걸프 각국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보복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NYT에 따르면 UAE는 이란으로부터 5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2500여대의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패트리엇 미사일을 비롯한 주요 방공 무기의 전 세계 재고는 이번 전쟁을 거치며 급감한 상태다.
현재 미국과 이란 양국은 지난달 발효된 휴전 합의 이후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초기부터 봉쇄된 상태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모하마드 자파르 아사디 장군은 이날 이란 매체를 통해 미국과의 재개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건은 무기 공급 시점이다. NYT는 방어용 요격체계 등은 대량 생산에 수년이 소요돼 실제 배치 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국 자체 비축량 감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이란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중동의 방공망이 실질적으로 보강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가 향후 분쟁 억지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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