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이 혼자 일군 비밀의 숲… 50년 만에 무료 개방된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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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이 혼자 일군 비밀의 숲… 50년 만에 무료 개방된 '산책 명소'

위키푸디 2026-05-03 04: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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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익산시청
출처 익산시청

키 40m에 달하는 메타세쿼이아가 하늘을 향해 뻗은 길 위에 서면 도시의 소음은 어느새 아득해진다. 잎이 무성해질수록 빛과 그늘이 번갈아 바닥을 수놓으며, 산책로 전체가 초록빛 터널로 바뀐다.

이곳은 1970년부터 50년 넘게 비밀을 간직해오다 2021년 비로소 시민에게 문을 연 익산 아가페정원이다. 한 사람의 신부가 반세기 동안 오직 어르신들의 평온한 노후를 위해 정성껏 일군 이 공간은, 이제 누구나 입장료 없이 누릴 수 있는 고귀한 쉼터가 되었다.

500주의 메타세쿼이아가 성벽처럼 에워싼 40m 높이의 수직 숲을 걷다 보면 인공적인 화려함보다는 나무 본연의 강인한 생명력이 주는 깊은 위로를 만나게 된다. 긴 침묵 끝에 우리 곁으로 찾아온, 익산의 보석 같은 산책 명소를 소개한다.

신부의 헌신이 일군 고요한 쉼터

출처 한국관광공사
출처 한국관광공사

전북 익산 황등면 들판 한가운데 자리한 이 정원은 故 서정수 신부가 설립한 노인복지시설에서 시작되었다. 어르신들의 평온한 노후를 위해 조성된 공간인 만큼, 정원 구석구석에는 누군가의 휴식을 간절히 바랐던 따뜻한 마음이 짙게 배어 있다. 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오직 그곳을 지키는 이들의 손길로만 다듬어져 왔기에, 정원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21년 전라북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일반인에게 문을 열었지만, 반세기가 빚어낸 울창한 나무들의 밀도와 고요함은 여느 공공 정원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깊이를 보여준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선 나뭇잎들이 천연 지붕이 되어주고, 그 아래를 천천히 걷다 보면 일상의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화려한 장식 없이도 나무 그 자체가 주는 위로가 무엇인지 몸소 깨닫게 되는 공간이다.

압도적인 수직 숲, 메타세쿼이아 산책로

출처 익산시청
출처 익산시청

정원을 상징하는 명소는 단연 메타세쿼이아 군락이다. 1970년 정원이 처음 만들어질 당시 심어진 500여 주의 나무들은 이제 건물 10층 높이를 훌쩍 넘는 40m에 이르며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가로수길보다 나무 사이의 간격이 훨씬 좁고 촘촘하게 심어져 있어, 산책로에 들어서는 순간 거대한 자연 성벽 안에 들어온 듯한 웅장함에 압도된다. 나무 줄기들이 겹겹이 쌓여 만든 수직의 숲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출처 익산시청
출처 익산시청

특히 아침 안개가 살짝 깔린 시간대에 방문하면 신비로운 숲의 자태를 온전하게 마주할 수 있다. 안개 사이로 내리쬐는 빛줄기가 나무 기둥 사이를 통과하는 모습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산책로는 가파른 경사 없이 평탄하게 잘 닦여 있어 어린아이나 어르신들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길 중간중간 놓인 의자에 앉아 눈을 감으면,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와 숲이 내뿜는 맑은 향기가 온몸을 감싼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꽃의 향연

출처 익산시청
출처 익산시청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주는 장엄함 외에도, 정원 곳곳에는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이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5월에는 연분홍빛 연산홍이 정원을 수줍게 물들이고, 수레국화와 금계국이 노랗고 푸른 물결을 이루며 생기를 더한다.

6월로 접어들면 순백의 샤스타데이지와 보랏빛 창포꽃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화려한 꽃밭은 메타세쿼이아의 짙은 초록색과 대조를 이루며 정원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정원 내부에는 단순히 걷는 길뿐만 아니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하다. 대나무 숲에서 들려오는 청량한 소리를 듣거나, 숲속 도서관에 앉아 잠시 책장을 넘기며 여유를 만끽하기에도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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