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인 가구 400만 시대, 여성들이 다시 쓰는 가족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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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인 가구 400만 시대, 여성들이 다시 쓰는 가족 공식

코스모폴리탄 2026-05-03 00:00:08 신고

3줄요약

45.9% 여성 국민연금 가입자 비율 (2024, 성인지통계시스템)

변화의 가장 선명한 동력은 늘어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다. 성인지통계시스템은 2024년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자 비율’을 45.9%라고 발표했다. 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과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졌고, 여성이 명확한 경제적 주체가 됐음을 의미한다. 이제 여성에게 커리어는 단순한 생계유지를 넘어 자아를 실현하고, 내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수단이다. 가족 밖의 사회에서 내 몫을 해내고 성취감을 얻는 것을 삶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 여성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게 고용의 질을 보장하지 않고, 가족은 여전히 여성에게 ‘또 다른 노동’의 짐을 지운다. 여성들은 가족 안팎에서 가파르게 매달려 있다.

2025년 여성 1인 가구 수는 400만을 넘어섰다. 800만 1인 가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30대 이하가 124만 가구에 이르고, 이는 5년 전인 2020년 여성 1인 가구 수가 333만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다(‘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 국가데이터처). 전체 가구 중 여성 가구주의 비율은 2024년에는 34.7%, 2025년에는 35.3%로 증가했다(‘2024·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성평등가족부). 여성 1인 가구의 증가와 독립은 결혼 전 자취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여성들이 독립적으로 가족을 구성하고 스스로 가족의 단위가 되는 삶을 선택한다는 신호다. 여성들은 이렇게 정통 가족으로 향하는 경로를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고, 가족은 더 이상 하나의 고정된 형태로 정의되지 않는다. 여성의 삶은 안온한 집 안 속 장면에 머물러 있지 않고, 기존의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훌쩍 벗어나 더 먼 곳을 향한다. 가족의 안과 밖에서, 여성의 삶은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4,000,000 1인 여성 가구 수 (2025, 국가데이터처)
35.3% 여성 가구주 비율 (2025, 성평등가족부)


2025년 여성 1인 가구 수는 400만을 넘어섰다. 800만 1인 가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30대 이하가 124만 가구에 이르고, 이는 5년 전인 2020년 여성 1인 가구 수가 333만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다(‘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 국가데이터처). 전체 가구 중 여성 가구주의 비율은 2024년에는 34.7%, 2025년에는 35.3%로 증가했다(‘2024·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성평등가족부). 여성 1인 가구의 증가와 독립은 결혼 전 자취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여성들이 독립적으로 가족을 구성하고 스스로 가족의 단위가 되는 삶을 선택한다는 신호다. 여성들은 이렇게 정통 가족으로 향하는 경로를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고, 가족은 더 이상 하나의 고정된 형태로 정의되지 않는다. 여성의 삶은 안온한 집 안 속 장면에 머물러 있지 않고, 기존의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훌쩍 벗어나 더 먼 곳을 향한다. 가족의 안과 밖에서, 여성의 삶은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66.3% 남성 대비 여성의 월 임금 총액 (2024, 성인지통계시스템)
39.4% 정규직 근로자 중 여성 비율 (2024, 성인지통계시스템)


2024년 기준 여성의 월 임금 총액은 남성의 66.3%였으며, 정규직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은 39.4%였다(2024, 성인지통계시스템). 남녀 평균 근속 연수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음에도 임금 격차는 여전하며, 이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의 수치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 19.4%, 관리직 여성 비율 17.5%를 기록했다. 정책금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은 9.5% 수준에 그쳤고, 대부분의 기관은 여성 상임 임원이 0명이었다(2025,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여성들은 구조적인 성차별로 인해 실질적으로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어렵다. 이렇듯 여성의 사회 진출은 늘었지만 임금 차별과 더불어 경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여성의 고용 현실은 깨지지 않고 있다.



2h 51m vs 0h 59m맞벌이 가구의 가사노동 시간 (2025, 성평등가족부)


직장에서 노동 후에 집으로 돌아오면 또 다른 노동이 여성들을 기다린다. 남성의 가정 내 가사노동과 양육 참여가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맞벌이 가구의 가사노동 시간은 여성 2시간 51분, 남성 59분이었다. 남편 외벌이 가구는여성 5시간 17분, 남성 57분으로 여성이 5배 이상 길었고, 여성 외벌이 가구의 경우에도 여성 2시간 40분, 남성 1시간 46분으로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더 길었다(‘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성평등가족부). 여성 외벌이 가구조차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남성보다 길다는 사실은 여성들이 가족 안팎에서 견디는 부담을 보여준다. 워킹맘들은 집으로 돌아와도 쉴 수 없고, 경력 단절 여성들은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에 매여 있다. 워킹맘과 경단녀라는 정반대의 단어가 공존하는 현실은 여성이 여전한 차별을 견디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42.4% 비혼 출산에 대한 20대 여성 찬성 비율 (2024,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들은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면서 어느 때보다 다양한 가족을 만들어나간다. 국가데이터처는 인구총조사에서 2024년 1인 가구 비율이 36.1%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여성 1인 가구 역시 늘어나고 있다. 2025년 10월 초, 비혼 여성들을 위해 개최된 ‘비혼페어’에는 약 2000명의 2030 여성이 몰렸고, 비혼 출산에 대한 20대 여성의 찬성 비율은 2024년 42.4%에 달했다(2024,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3년 5월에는 혼인이나 혈연이 아니더라도 가족처럼 함께 사는 관계라면 법적으로 인정하고 혼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라는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됐다. 1인 가구는 더 이상 소수가 아니고, 비혼은 특이한 신념이 아닌 개인의 선택이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안정적인 동거인으로 친구 혹은 자매를 선택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1인 가구의 약점을 보완해나간다.




스스로 가족을 만드는 여자들

김하나·황선우 작가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2019년 출판된 에세이로 지난해 영미권 출판사와 선인세 계약을 맺은 후 영국과 북미 지역에 진출했다. 이 책은 혼자 살던 두 여성이 더 나은 주거 조건을 찾아 함께 아파트를 구한 후 한 집에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은 결혼 바깥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 전통적인 가족 구조를 등진 채로 그들만의 조립식 가족을 만들었다. 집안일 분담이 잘되지 않아 갈등을 겪고,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로 혼란을 겪는 그들의 이야기는 평범한 여느 가족과 다르지 않다.

구독자 약 78만 명의 〈하말넘많〉과 약 25만 명의 〈김은하와 허휘수〉 유튜브 채널은 비혼 여성들끼리 함께 사는 즐거움을 보여준다. 두 채널의 유튜버들은 모두 비혼 동거 중이다. 비혼을 선언한 여성들이 함께 일하고 함께 살며 대용량 식재료를 구매해 소분하고, 식사를 하고, 여행을 다니고, 집에서는 따로 또 같이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함께 사는 즐거운 일상을 보다 보면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넓은 집에 친구들과 함께 각자의 방을 하나씩 가지고, 저녁에는 거실에 잠시 모여 수다를 떨다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 이들은 비혼을 선택했다고 해서 꼭 혼자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살며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동시대 여성들에게 보여준다. 김은하 작가의 에세이인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는 여자 셋의 공동생활 라이프를 담아낸다. 넓은 집에서 살고 싶지만 내 집 마련을 할 만큼의 큰돈은 없고, 때마침 결혼 계획도 없어서 공동생활을 선택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나는 나만의 가족을 꾸밀 것이다, 결혼 없이”라는 말로 비혼을 선언한 김은하 작가는 에세이 출간 기념 북 토크에서 '약간 넓은 투룸은 싫다. 완벽한 점프업을 원한다'라고 생각했고, 그 답은 아파트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명의 친구와 함께 34평형 아파트에서 월세를 내며 사는 것이 삶의 질을 달라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편 생활동반자법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함께 사는 동거인과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 입양을 선택한 사례도 있다. 〈친구를 입양했습니다〉의 은서란 작가는 함께 살던 친구를 입양한다. 노후 대비나 위급 상황에서 서로의 보호자가 되기 위해서는 법적인 효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비교적 조건이 간단한 성인 입양 절차를 밟은 것이다. 제도 안팎에서 여성들은 다양한 형태로 가족을 꾸리며 살아간다. 이 모든 사례는 결혼 말고도 1인 가구, 비혼, 친구와의 공동생활, 동거인 입양 등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결혼이 아니더라도 내가 고른 집에서 내가 직접 꾸린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존재할 수 있고, 많은 여성이 그러한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 역시 보여준다. 가족의 안과 밖에서 여성들의 삶은 다양하게 빛난다. 나를 소모하지 않고 커리어를 지키며, 내가 나의 삶을 소중히 여기기 위한 여성들의 선택은 앞으로도 변화할 것이다. 미래에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된다면 더 다채로운 가족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결국 가족의 안과 밖에서 변화하는 여성의 삶은, 자신의 삶을 가장 안전하고 즐겁게 보내려는 스스로에 대한 사랑의 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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