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14% vs 폐기 6400억···삼성바이오, ‘황금알 거위’ 가르는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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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14% vs 폐기 6400억···삼성바이오, ‘황금알 거위’ 가르는 치킨게임

이뉴스투데이 2026-05-02 15:46: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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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전면 파업이 시작된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노동조합 전면 파업이 시작된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생산 차질과 경영 리스크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연속 공정이라는 산업 특성상 파업이 곧바로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노사 갈등의 파급력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노동절인 1일 전면 파업에 돌입, 오는 5일까지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파업에는 조합원 약 4000명 중 28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별도의 집회 없이 연차휴가 사용과 휴일 근무 거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생산 공정에는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의 출발점은 임금과 성과 보상이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수준의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재무 여력과 향후 투자 재원 확보를 이유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차례 교섭이 진행됐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전면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

표면적으로는 임금 협상이지만, 실제 충돌 지점은 ‘손실과 책임’에 대한 해석 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파업이 지속될 경우 최소 64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연속 공정 구조를 띠고 있어 공정이 일시적으로라도 중단되면 단백질 변질 가능성이 발생하고, 이 경우 생산품 전체를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부분 파업에서도 손실이 현실화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소규모 파업으로 원부자재 공급이 지연되면서 일부 공정이 멈췄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로 인한 손실만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 신뢰 훼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반면 노조는 손실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노조 측은 “요구안을 전면 수용하더라도 파업으로 인한 손실보다 규모가 작다”며 “회사가 손실을 인지하고도 실질 협상 대신 압박과 책임 전가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조정 결렬 이후 한 달 넘게 추가 제안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납득 가능한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갈등은 임금 수준을 넘어 경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노조는 이번 사태를 “경영진의 의사 결정 실패가 만든 결과”로 규정, 인력 부족과 과도한 원가 절감, 현장 전문성을 반영하지 않은 의사 결정이 누적돼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수주 부진 역시 노동조합이 아닌 경영 판단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에 대해 “인사권과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는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성과 보상 구조와 인사 체계 변경 요구는 기업 운영의 근간과 연결된 사안인 만큼 협상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노사는 오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지만, 그간의 교섭 과정에서 입장차만 확인해 온 만큼 단기간 내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사태는 바이오산업 특유의 생산 구조와 맞물리며 노사 갈등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나 자동차와 달리 공정 중단이 곧바로 ‘전량 폐기’로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파업이 단순한 협상 수단을 넘어 기업 실적과 직결되는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파업은 ‘임금 갈등’에서 출발했지만, 생산 시스템 리스크와 경영 신뢰 문제까지 동시에 드러낸 사건으로 해석된다.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갈등의 비용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더 크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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