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제47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화성에서의 나날>(윤성호 작/연출)이 오는 5월 22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2023년 낭독 공연을 시작으로 2024년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초연한 <화성에서의 나날>은 ‘사뮈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21세기 버전’이라는 평을 들으며 제61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배우 백종승 또한 ‘희극적인 경쾌함을 유지하면서 진솔하게 다가오는 연기’라는 평과 함께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화성에서의 나날>은 기후변화로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화성 개발을 위해 우주선에 오른 탐사 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화성 착륙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고립된 환과 욱은 평범한 일상의 대화를 나누다가도, 과거를 회상하며 절망을 터뜨린다.
서로 다른 신념으로 갈등하는 대원들의 모습을 통해 우주의 광대함과 존재의 부조리 속에서 우리는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환경오염, 기후위기, 양극화, 전쟁 등 세계가 당면한 현실을 기존의 인간 중심적 서사나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 가를 고민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 작품은 극작가가 희곡이 아닌 소설로 창작하고, 그 문장들을 재료 삼아 무대를 올리는 형식이다. 작/연출 윤성호는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면, 연극은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소설 문장을 무대 위에 올리며 소설의 자유로움에 가닿기 위해 대체하고, 치환하며, 때로는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표현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산문이라는, 희곡이 아닌 질료를 가지고 도리어 연극성을 탐구하고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적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양면 객석을 통해 관객은 하나의 공간을 서로 다른 거리와 시선으로 경험한다. 배우들은 고정된 배역 없이 탐사대원 7인의 역할을 번갈아 맡으며 인물들의 대화와 감정선에 몰입을 더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극중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게 되며 우주적 거리감을 체감한다.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한국어의 감각을 바탕으로 문학성과 연극성 사이에서 공연예술의 새로운 수사학을 탐구하고 있다. 문학 텍스트의 무대화, 과학 연극 시리즈, 해외 연극인과의 공동작업 등 다른 장르, 분야, 문화권과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도 시도하고 있다.
<화성에서의 나날>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NOL티켓(구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 시간은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3시이며 월요일은 공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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