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지난 밀가루를 마주하면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먹기에는 불안하고,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지자니 아쉬움이 남는다. 요리용으로는 수명을 다했어도 집안 곳곳에서 제 몫을 다하는 밀가루. 묵은 밀가루를 살림 고수로 만들어줄 도구로 바꾸는 방법을 소개한다.
1. 프라이팬 기름때, 세제보다 확실하게
밀가루는 기름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매우 강하다. 요리 후 기름이 흥건한 프라이팬을 닦을 때 세제보다 밀가루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팬에 밀가루를 넉넉히 뿌린 뒤 키친타월이나 수세미로 살살 문지르면, 밀가루가 기름을 머금고 덩어리로 변해 떨어진다.
이후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씻어내면 미끌거림 없이 뽀득뽀득한 상태가 된다. 특히 삼겹살을 굽거나 생선을 튀긴 뒤 기름이 사방으로 튀었을 때도 유용하다. 바닥에 튄 기름 위에 밀가루를 솔솔 뿌려두면 기름이 번지지 않고 한데 뭉쳐 청소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물을 조금 섞어 되직하게 만든 뒤 바르면 찌든 때를 잡는 데 더 힘이 실린다.
2. 반찬통에 밴 고약한 냄새 제거
김치나 마늘 장아찌를 담아두었던 통은 설거지를 마쳐도 코끝을 찌르는 냄새가 남는다. 이럴 때 밀가루가 답답함을 뚫어줄 해결사가 된다. 밀가루를 물에 타서 걸쭉하게 만든 뒤 용기 안쪽에 골고루 펴 바르고 반나절 정도 두자. 밀가루 입자가 냄새의 원인이 되는 미세한 입자들을 잡아 가둔다.
통 전체에 밀가루 물을 가득 채우고 뚜껑을 닫아 거꾸로 세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뚜껑 고무 패킹 사이에 깊게 밴 냄새까지 말끔히 지울 수 있다. 냄새가 유독 심하다면 밀가루 물에 녹차 가루를 한 숟가락 섞어보자. 밀가루의 흡수력과 녹차의 탈취 성분이 만나 새것처럼 산뜻한 상태로 되돌려준다.
3. 맥주와 만나면 주방 후드 필터 ‘환골탈태’
기름 먼지가 끈적하게 뒤엉킨 주방 후드 필터는 주부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다. 뜨거운 물과 세제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이 문제는 김 빠진 맥주와 밀가루 조합으로 풀 수 있다. 맥주의 알코올 성분이 딱딱하게 굳은 기름때를 부드럽게 녹이고, 밀가루가 이를 꽉 붙잡아 떼어내는 원리다.
먼저 대야에 맥주와 밀가루를 섞어 걸쭉한 반죽처럼 만든다. 필터가 완전히 잠기도록 이 반죽을 골고루 바른 뒤 30분 정도 기다려보자. 누런 기름이 반죽 위로 배어 나오기 시작할 때 수세미로 가볍게 문지르면 힘을 들이지 않고도 찌든 때가 씻겨 내려간다. 이 방법은 필터뿐만 아니라 가스레인지 주변의 끈적한 벽면을 닦을 때도 아주 효과적이다.
4. 세제가 조심스러운 뚝배기 세척
뚝배기는 숨을 쉬는 그릇이다.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많아 일반 주방 세제를 쓰면 세척액이 그 안으로 스며들 수 있다. 나중에 요리를 할 때 열을 가하면 숨어있던 세제 성분이 다시 배어 나오기 마련이다. 이때 밀가루를 사용하면 화학 성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설거지를 할 수 있다.
밀가루 물로 뚝배기를 닦으면 음식물 찌꺼기와 기름기가 말끔히 제거된다. 세제 대신 밀가루 한 스푼을 넣은 물로 뚝배기를 끓여낸 뒤 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 헹굼 단계에서 식초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물로 헹궈내면 잡내 제거는 물론 소독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천연 세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밀가루 덕분에 뚝배기 요리가 더 건강하고 깔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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