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만 달러(약 85억 5,400만 원)에 달하는 하이퍼카와 작은 곤충인 잠자리가 공유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극한 수준의 공학적 완성도다.
부가티 W16 미스트랄은 이미 잘 알려진 모델이지만, 잠자리와 비교해 보면 두 대상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진화의 정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잠자리는 자연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포식자로, 사냥 성공률이 95% 이상에 달한다. 반면 지상 최상위 포식자인 호랑이조차 10번 중 9번은 사냥에 실패한다. 이러한 차이는 잠자리의 독특한 비행 방식에서 비롯된다. 단순히 먹이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요격 경로를 계산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시속 약 60km의 속도,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네 개의 날개, 그리고 각 눈에 약 3만 개의 렌즈를 가진 복안 구조는 잠자리를 정밀한 ‘포식 기계’로 만든다. 이러한 완벽에 가까운 구조는 부가티 고객 중 한 명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 결과 W16 미스트랄 기반의 맞춤형 모델이 탄생했다.
‘플라이 버그(Fly Bug)’로 명명된 이 차량은 부가티 맞춤 제작 프로그램 ‘쉬르 메주르(Sur Mesure)’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모델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4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모델로,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 비테세 ‘헬버그’, 시론 ‘헬비’, 디보 ‘레이디 버그’에 이어 등장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고객은 유튜버 ‘스트래드맨(Stradman)’으로 알려진 제임스 루카스 콘돈이다. 그는 약 45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하이퍼카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플라이 버그는 그의 컬렉션에 추가된 최신 모델이다.
W16 미스트랄은 2022년 공개된 로드스터로, 부가티 W16 엔진을 탑재한 마지막 양산형 모델이다. 총 99대만 생산됐으며, 기본 가격은 약 500만 유로(약 73억 8,000만 원) 수준이다. 맞춤 제작 모델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
차량은 8.0리터 쿼드 터보 W16 엔진을 탑재해 1,600마력을 발휘하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이를 제어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453.91km로, 로드스터 차량 최고속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플라이 버그에는 ‘드래곤플라이 블루(Dragonfly Blue)’라는 전용 컬러가 적용됐다. 이 색상은 보는 각도에 따라 블루와 터쿼이즈 색상이 변화하며, 잠자리 날개의 반사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복잡한 도장 공정이 적용됐다. 휠 역시 동일한 색상으로 마감됐으며, 금속과 카본 파이버 소재 간 색상 일치를 구현하는 데 높은 기술력이 요구됐다.
외관에는 타원형 패턴이 적용됐으며, 차량 후면으로 갈수록 밀도가 높아지는 형태를 보인다. 실내 역시 동일한 패턴이 가죽과 알칸타라 소재 위에 구현됐고, 입체적인 질감을 통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부가티의 상징인 ‘마카롱’ 엠블럼을 차체 패턴에 직접 통합한 점은 기술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작업으로 평가된다. 정확한 비율과 위치를 유지하면서도 브랜드 전통을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기어 셀렉터 내부에는 ‘댄싱 엘리펀트’ 조형물이 적용됐다. 이는 창업자 에토레 부가티의 형제인 렘브란트 부가티의 작품을 기념하는 요소로, 차량이 단순한 고성능 기계를 넘어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다.
플라이 버그는 부가티의 공학 기술과 예술적 표현이 결합된 결과물로, 맞춤 제작이 얼마나 높은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Copyright ⓒ 더드라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