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부산의 봄은 바다에서 시작해 산으로 완성된다. 항구 도시 특유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 도심을 감싸 안은 산자락에는 계절이 한층 느리게, 그리고 더 깊게 스며든다. 그 중심에 자리한 금정산국립공원은 봄이 되면 그야말로 ‘하늘 위 정원’이라 불릴 만큼 다채로운 풍경을 펼쳐낸다.
오는 3일 방송되는 '영상앨범 산'은 금정산의 봄을 따라가는 여정을 담았다. 이번 여정의 길잡이는 발레핏센터를 운영하는 송유나 씨. 일상 속 균형과 움직임을 다루는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금정산은 자연과 호흡하는 치유의 공간으로 그려진다.
여정의 시작은 낙동강 변에 펼쳐진 대저생태공원이다. 봄이면 벚꽃이 길게 터널을 이루며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곳은, 마치 구름 아래를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꽃잎이 흩날리는 길 위에서 계절의 절정을 온몸으로 느끼며, 산행을 향한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가벼워진다.
이어 찾은 범어사는 금정산 자락에 기대어 천년의 시간을 지켜온 사찰이다. 신라 시대 창건 이후 영남 불교의 중심지로 자리해온 이곳은,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로 꼽힌다. 특히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시기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경내를 수놓으며, 고요한 산사에 은은한 생기를 더한다.
본격적인 산행은 금정산성 남문에서 시작된다.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길 위에서는 바위 틈 사이로 피어난 진달래와 산벚꽃이 봄의 색채를 더한다. 거친 자연과 섬세한 꽃의 조화는 이 산이 지닌 매력을 극대화한다. 과거 왜구의 침입을 감시하던 요충지였던 금정산성의 흔적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자연 속에 깃든 역사의 결을 느끼게 한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시야가 점차 열리며 대륙봉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부산 도심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광안대교가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장관을 연출한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낯설 만큼 고요하고, 일상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동문을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금정산 특유의 기암괴석 지대가 펼쳐진다. 그리고 마침내 도달하는 최고봉 고당봉. 해발 801.5m의 이 정상에 서면 부산과 양산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바다와 도시, 산이 한 화면에 어우러진다.
총 7km, 약 4시간 30분에 걸친 이번 코스는 단순한 등산을 넘어 ‘봄을 걷는 여행’에 가깝다. 숲길의 완만한 호흡과 바위 능선의 긴장감, 그리고 정상에서의 해방감까지. 금정산은 다양한 표정을 통해 걷는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부산에서, 금정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자리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내어주는 금정산은, 그래서 더욱 많은 이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다. 이번 방송은 그 이유를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가장 생생한 시선으로 전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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