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 경제의 생산과 소비, 투자가 6개월 만에 일제히 상승하며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렸다.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이라는 대외 악재 속에서도 자동차와 조선업이 수출을 견인하고,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와 방한 관광객 급증에 힘입어 내수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반도체 기저효과 이겨낸 광공업… 자동차 · 조선 '쌍끌이' 견인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0.3%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전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반도체가 기저효과로 8.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7.8%)와 조선 등 기타운송장비(12.3%)가 호조를 보이며 플러스(0.3%) 성장을 지켜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금융·보험(4.6%)과 운수·창고(3.9%)를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주식시장 호조와 해운 운임 상승 등이 지표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중동전쟁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석유정제 생산은 원유 수급 불안과 시설 보수 등이 겹치며 6.3% 감소했다. 반면 고무·플라스틱(3.8%)은 전쟁에 따른 수요 증가로 생산이 늘고 재고가 줄어드는 등 업종별로 명암이 갈렸다.
소비 · 투자 동반 반등… 1분기 6대 지표 11분기 만에 '트리플 성장'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8% 늘어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로 통신기기 판매가 30.1% 폭증했고,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인 약 206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면세점 수요를 포함한 준내구재 소비가 뒷받침됐다. 설비투자 또한 항공기 도입 등 운송장비(5.2%) 투자가 늘며 1.5%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성과는 더욱 뚜렷하다. 1분기 전산업 생산은 1.7% 증가해 2021년 4분기 이후 17분기 만에 최대폭 성장을 기록했다. 생산 · 소매판매 · 설비투자 등 6대 지표가 분기 기준 모두 오른 것은 11분기 만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0.5p↑)와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0.7p↑) 순환변동치도 동반 상승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심의관은 "전쟁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큰 흐름은 유지됐다"면서도 "본격적인 영향은 4~5월 지표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재정경제부는 내수 회복 지원과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신속 대응이 전쟁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하며, 경기 회복 흐름 지속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