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을 넘어 ‘작가적 몰입’으로 예술적 ‘작업’을 공유하는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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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넘어 ‘작가적 몰입’으로 예술적 ‘작업’을 공유하는 스튜디오

이슈메이커 2026-04-30 15:18:57 신고

[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체험을 넘어 ‘작가적 몰입’으로 예술적 ‘작업’을 공유하는 스튜디오 

예술적 감각과 경영적 통찰이 만났을 때 공간은 단순한 장소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된다. 김포의 한적한 숲끝에 자리한 ‘킬른 앤 캔버스’는 도예 전공자 지세령 대표와 전략적 경영가 김태훈 대표가 의기투합해 일궈낸 하이브리드 예술 공간이다. 단순히 매뉴얼을 따르는 ‘체험’이 아닌 자신만의 세계를 빚어내는 ‘작업’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린 손의 감각과 창조의 기쁨을 되찾아주는 것이 이곳의 핵심이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예술적 경험
도예 전공자인 킬른 앤 캔버스 지세령 대표는 이전부터 도예 작업이 작가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현실이 늘 못내 아쉬웠다. 지 대표가 스튜디오의 모든 초벌 도자기를 하얀 캔버스라 부르며 누구나 그 위에 마음껏 색을 칠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춘 이유다. 그림 실력이 없어도 붓 대신 스펀지나 찍기 도구를 쥐여주면 표현의 제약은 금세 사라진다. 지세령 대표는 가이드라인만 짚어줄 뿐 실제 기물에는 끝까지 손을 대지 않는 ‘무간섭’을 철칙으로 삼는다. 내 손으로 끝까지 해냈을 때 느끼는 정직한 성취감이 창작의 가장 큰 맛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완벽한 선보다 서툰 손길이 담긴 투박한 터치가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으로서 진짜 가치를 지닌다고 믿는다.
  특히 아이들의 작업에서는 성인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그 나이대만의 순수한 감각을 온전히 존중하려 애쓴다. 이러한 철학 덕분에 방문객들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신의 감각에만 귀를 기울이는 몰입을 경험한다. 마음속 억눌린 창의성을 기분 좋게 해방하는 과정 자체가 이곳이 지향하는 바다. 킬른 앤 캔버스의 작가적 경험은 기존 공방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매력을 풍긴다. 타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창작물은 가마를 거쳐 나올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방문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가 작가가 되는 낯설고도 벅찬 순간을 마주한다.
  경영을 총괄하는 김태훈 대표는 단순한 공간 이용을 넘어 하나의 완성된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데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소규모 공방이 겪기 쉬운 경영적 한계를 넘기 위해 입지 선정부터 공간 동선까지 세밀하게 구축했다. 그는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이 단순한 소비가 아닌 온전한 휴식과 깊은 집중의 시간이 되길 원한다. 사계절이 변하는 창밖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인 인테리어는 방문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정서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지금은 카페 이용객이 많지만 스튜디오의 정체성을 굳히는 것 역시 김 대표의 몫이다. 그는 음료를 작업의 집중력을 돕는 다정한 조력자로 정의하며 재료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품격을 지킨다.

 

 

시간의 집중이 빚어낸 기록, 멈춤으로 발견하는 일상의 가치
공간을 꾸려가며 얻는 가장 큰 행복은 고객들이 이곳에서 오롯이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순간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이다. 특히 지세령 대표가 들려준 긴장한 아이의 변화 에피소드는 이 공간이 수행하는 예술적 역할을 뭉클하게 보여준다. 그림 그리기를 두려워했던 아이가 스펀지 작업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당당히 표현하게 된 과정은 치유 그 자체였다. 지 대표는 이런 정서적 교감을 소중히 여겨 작업 내내 마음을 나눈 고객들에게 직접 쓴 손편지를 전하곤 한다. 이런 투박하지만 진한 진정성은 금세 입소문을 탔고 여러 교육 기관과 의미 있는 협업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김태훈 대표 역시 공간의 개방감과 몰입의 공기를 경영자로서 가장 큰 자부심으로 꼽으며 시스템의 고도화를 예고했다. 주말 예약 팀을 엄격히 제한하며 작업의 질을 유지하는 방식 또한 브랜드 철학을 지키려는 고집스러운 노력이다.
  자영업이라는 거친 현실 앞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은 부부라는 이름의 단단한 결속력과 끊임없는 대화로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중이다. 김태훈 대표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 전업 경영자로 뛰어들며 원자재 수급부터 작은 민원까지 모든 체계를 밑바닥부터 직접 잡았다. 지세령 대표는 육아 때문에 잠시 접어두었던 작가의 꿈을 이 공간에서 다시 꽃피우며 방문객들과 깊은 예술적 교감을 나누는 데 전념한다. 두 사람은 눈 떠서 감을 때까지 함께하며 비즈니스 현안을 논의하고 때로는 치열하게 부딪히지만 그 모든 과정은 브랜드의 내실을 다지는 양분이 된다. 특히 원재료의 퀄리티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고집은 프리미엄 스튜디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이들만의 약속이다. 이들은 눈앞의 작은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킬른 앤 캔버스만이 줄 수 있는 독보적인 창작 경험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 단체 수업 요청이 눈에 띄게 늘어남에 따라 수업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현재 가장 큰 숙제다. 김 대표는 공간이 그저 그런 카페로 비치지 않도록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며 예술 스튜디오로서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 대표 역시 수강생들이 작가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경험을 하도록 새로운 기법과 커리큘럼 연구에 밤낮없이 매달리는 중이다. 부부의 조화로운 협업은 킬른 앤 캔버스를 김포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적 랜드마크로 성장시키는 가장 강력하고도 아름다운 엔진이다.
  킬른 앤 캔버스의 최종 목표는 고객들이 여기서 만든 작품을 일상에서 직접 쓰며 자신의 창의성을 매일 발견하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이다. 김태훈 대표는 언젠가 간판에서 ‘카페’라는 단어를 완전히 지우고 오로지 창작과 작업의 열기로 가득 찬 완벽한 스튜디오를 꿈꾼다. 지세령 대표 역시 사람들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자신의 감각에만 집중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 더 널리 전파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들은 김포에서 일궈낸 성공적인 모델을 발판 삼아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브랜드의 결을 담은 공간을 확장해 나갈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현재 긴밀하게 논의 중인 교육청과의 협업은 이런 예술적 가치의 사회 환원과 플랫폼 확장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예술이 주는 위로는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며 내가 직접 구운 컵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담아 마시는 그 소박한 기쁨에서 시작된다. 킬른 앤 캔버스는 속도에 매몰되어 숨 가쁘게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손끝이 만드는 기적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건넨다. 이들의 진심 어린 행보는 우리 사회에 창조적 즐거움과 정서적 풍요를 선사하며 예술의 대중화라는 새로운 지평을 활짝 열어젖힐 것이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필자는 이 따뜻한 대장간에서 구워질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차가운 세상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꿀 것이라 확신했다. 킬른 앤 캔버스의 미래는 가마의 온도보다 뜨거운 두 대표의 열정과 캔버스의 너비보다 넓은 포용력으로 우리 곁에 오랫동안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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