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0일, 노동과 심판이라는 각기 다른 화두를 던지며 본격적인 기싸움에 돌입했다.
정 후보가 노동계층을 파고들며 ‘민생 행보’에 주력한 반면, 오 후보는 당의 결집을 도모하며 ‘부동산 실정론’을 정조준했다.
◇정원오 “아프면 쉴 권리 보장”…‘노동 존중 특별시’ 청사진
정원호 후보는 노동절(5월 1일)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종로구 전태일 열사 기념관을 찾아 헌화하며 “전태일의 꿈을 서울시 정책으로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정 후보가 이날 발표한 노동 공약의 핵심은 프리랜서와 일용직 노동자를 아우르는 “서울형 유급병가 지원 제도”의 전면 도입이다.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약 90만명을 대상으로 다쳤을 때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30분 통근 도시’ 구축을 위한 공공 공유 오피스 조성과 기업 대상 스마트워크 장려금 지급 등 “서울형 유연근무제” 확산도 약속했다.
정 후보는 특히 현직인 오세훈 후보를 향해 “오 시장 체제에서 노동의 가치가 시정에서 대거 지워졌다”고 직격하며, 인공지능(AI) 시대 일자리 보호를 위한 ‘AI 전환지원위원회’ 설치 등 보완책을 제시했다.
앞서 정 후보는 새벽녘 신정차량사업소와 양천공영차고지를 방문해 ‘새벽 노동자’들의 고충을 청취하며 바닥 민심을 훑었다.
◇오세훈, 빨간 조끼 입고 “역전승 드라마”…부동산 실정론 ‘정조준’
같은날 오세훈 후보는 국회로 향했다. 오 후보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조끼를 입고 “바닥부터 치고 올라가는 역전승의 드라마를 쓰자”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 후보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민주당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정원오 후보를 겨냥해 “박원순 전 시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망가뜨린 부동산 시장에 대해 단 한 번도 진심 어린 반성을 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정비구역을 대거 해제하며 만든 ‘주택 공급 빙하기’를 서울시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다음 총선과 대선 승리의 발판”으로 규정하며, 오세훈을 중심으로 시·구의원 후보들이 ‘원팀’이 돼 주택 공급 확대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는 나경원, 배현진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이 총집결해 오 후보에 힘을 실었다. 다만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는 인근에서 별도 일정을 소화하며 행사에 불참해 묘한 기류를 남기기도 했다.
◇‘노동’ 대 ‘공급’…서울의 선택은 어디로
양측의 행보는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정 후보는 ‘노동절’이라는 상징성을 활용해 소외된 노동 층을 결집하며 오 시장의 시정을 ‘불통’으로 몰아세웠고, 오 후보는 ‘부동산’이라는 민감한 키워드를 통해 민주당의 과거 집권기를 ‘실패’로 규정하며 정권 심판 정서를 자극했다.
오 후보 역시 이날 오후 관악구 서울마음편의점을 찾아 별도의 노동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정책 대결의 불꽃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이 정 후보의 ‘노동 감수성’과 오 후보의 ‘공급 해결사’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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