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비싸져도 여행 갈까…항공사 2분기 ‘가격 방어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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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비싸져도 여행 갈까…항공사 2분기 ‘가격 방어력’ 시험대

이데일리 2026-04-30 08:02:44 신고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항공유 가격과 환율이 뛰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유류비 부담 확대와 여행 수요 위축 우려가 동시에 번지며 항공주 주가는 코스피 강세장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유류할증료 상승이 곧바로 항공권 가격 급등과 수요 붕괴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2분기 운임 흐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표=유진투자증권)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항공운송 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양 연구원은 “2월 말 이란 사태 발생 이후 국내 주요 항공사의 주가 수익률은 대한항공(003490) -11%, 진에어(272450) -9%, 제주항공(089590) -12% 등 7000포인트 고지를 바라보는 코스피 호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며 “항공유 급등과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여행 수요 위축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이미 방어 모드에 들어갔다. 국내 항공사들은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저수익 노선 운항 축소 등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유류비 부담이 빠르게 커진 만큼 단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양 연구원의 판단이다. 다만 1분기 실적은 일본과 중국 등 고수익 노선 수요 강세에 힘입어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은 5월부터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 기준 대한항공의 인천~뉴욕 노선 유류할증료는 왕복 112만 8000원으로, 지난 2월 15만 3000원의 약 7배 수준까지 올랐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권 가격 급등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다만 양 연구원은 유류할증료 상승이 항공권 총액을 그대로 밀어 올리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항공권 총 운임은 운임과 유류할증료, 제세공과금을 합산해 결정된다. 유류할증료가 오르더라도 항공사들이 운임을 낮추는 방식으로 총 운임을 수요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양 연구원은 “유류할증료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는 과도하다”며 “수요를 보면서 운임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2분기 일드(Yield·승객당 수익)다. 양 연구원은 비수기인 2분기 실적에서 운임과 일드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고 봤다. 1분기 대비 운임이 올랐다면 수요가 견조해 가격 전가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일드가 1분기 대비 하락하거나 보합에 그친다면 수요가 약했거나, 유류할증료 상승에 따른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으로 수요가 일시적으로 위축됐을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여행 수요가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도 짚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 당시 일본 노선 수요가 크게 줄었지만 중국과 동남아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체 수요 총량은 유지됐다. 코로나19 당시에도 사태 종료 이후 이연 수요가 폭발하며 회복기에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다. 양 연구원은 “설령 이번 사태로 여행 수요가 위축되더라도 수요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사태 이전 국내 항공 업황은 나쁘지 않았다. 국내 항공사들의 공급력과 단위비용(CASK)은 모두 안정화돼 있었고, 매크로 부담만 해소된다면 빠르게 정상화할 체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연말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의 축적 효과로 프리미엄 여행 수요가 확대되는 구조적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종목별로는 대한항공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상용 수요와 프리미엄 수요가 견조하고, 가격 전가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화물 사업을 보유해 방어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양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 5000원을 유지했다. LCC 중에선 일본 고수익 노선 비중이 높고 기단 규모가 작아 수익성 방어력을 보유한 진에어를 선호주로 제시하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만 1000원을 유지했다.

제주항공에 대해서는 장기화되는 고유가 국면을 버텨낼 체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중심의 노선 재편으로 수익성 방어 능력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 6700원을 유지했다.

양 연구원은 “이미 잊혔지만 중동 사태 이전 항공 운송 업황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며 “항공 운송 업종은 과거에도 코로나19 등 수차례 난관을 극복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유류비 부담 확대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매크로 부담이 해소될 경우 빠르게 정상화할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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