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9골이 터진 난타전과 지루한 동점 승부. 두 경기의 차이점은 스코어뿐만 아니었다. 수비를 뚫지 못하는 윙어들 때문에 아스널 공격은 어느 때보다 답답했다.
30일(한국시간)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을 치른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아스널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2차전은 6일 뒤 아스널 홈에서 열린다.
현대 축구에서 공격의 핵심은 단연코 윙어다. 날이 갈수록 수비 전술의 완성도와 조직력이 올라가고 있고 공격수들이 활약할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과거 축구처럼 한 선수가 수비수 5~6명을 뚫어내는 묘기에 가까운 드리블은 현대 축구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반대로 공격수들에게 주어진 공간이 줄어들면서 좁은 공간에서도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올랐다.
여전히 돌파력을 갖춘 윙어의 쓰임새는 중요하다. 수비 전술이 조직화 되는 만큼 공격 전술 역시 다양한 패턴으로 발전하고 있다. 공수 완성도가 절정에 달한 순간에는 1%에 변수가 승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게 수비수 1명을 벗겨낼 수 있는 윙어의 존재다. 팽팽한 흐름에서 상대 수비수를 1명이라도 허문다면 그 다음에 발생할 변수는 셀 수 없이 많아진다.
29일 펼쳐진 파리생제르맹(PSG) 대 바이에른뮌헨 경기에서 ‘수비를 뚫어내는’ 윙어의 가치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PSG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데지레 두에, 바이에른의 루이스 디아스와 마이클 올리세는 경기 내내 차력에 가까운 드리블쇼로 수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양 팀의 수비진 역시 세계 제일에 버금갈 정도의 퀄리티를 갖췄는데도 위 선수들을 경기당 4~5회 정도 드리블로 여러 변수를 창출하며 9골 난타전 양상을 만들었다.
그러나 하루 뒤 윙어의 가치를 역체감하는 경기가 연출됐다. 이날 아스널 윙어들은 아틀레티코 수비진을 좀처럼 뚫지 못하면서 답답한 공격을 보였다. 선발 출전한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와 노니 마두에케는 공격 상황 때 좌우 사이드라인 가까이 배치되면서 측면 폭을 넓히는 역할을 맡았다.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중앙으로 드리블 돌파를 맡길 심산이었는데 아틀레티코의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흔들지 못했다.
아틀레티코는 미드필더 줄리아노 시메오네를 풀백으로 내리면서 파이브백을 구축했다. 5명의 수비수가 길게 늘어서면서 마르티넬리와 마두에케에게 할당된 공간이 자연스레 줄었다. 아스널은 데클란 라이스, 마르틴 수비멘디 등 걸출한 미드필더로 확실한 중원 우위를 점했고 측면에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패스를 공급했지만, 돌아오는 건 드리블 돌파가 아닌 백패스였다. 전반 6분 마두에케가 한 차례 움직임으로 하프스페이스를 허문 뒤 크로스를 올린 장면이 유일한 유효타였다.
이날 마르티넬리는 68분 동안 드리블을 한 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나마 마두에케는 4회 중 2회를 성공했지만, 꾸준한 흐름을 보이진 못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도 답답함을 느꼈고 1-1이던 후반 23분 두 선수를 대신해 부카요 사카, 레안드로 트로사르로 윙어를 갈아 끼웠다. 트로사르는 한 차례도 뚫지 못했고 사카는 4회 중 3회를 성공했지만, 득점 확률을 높이는 위험 지역에서 성과가 아니었다. 이처럼 윙어의 부진은 최근 아스널 경기력이 답답한 양상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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