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증권사 대표나 기업인을 사칭한 불법 리딩방 사기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퇴직금을 활용해 투자에 나선 50~60대가 주요 표적이 되면서 피해 규모도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접수된 핀플루언서 사칭 불법 리딩방 관련 제보와 민원은 총 1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0대가 7건, 60대가 5건으로 전체의 70.6%를 차지하며 중장년층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피해 금액은 1억8000만원 수준으로 상당수가 은퇴 이후 자산 운용을 위해 투자에 나섰다가 피해를 입은 사례로 분석된다.
사기 수법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유명 핀플루언서의 영상을 편집해 가짜 채널에 게시한 뒤 이를 통해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리딩방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실제 인물의 프로필과 로고를 그대로 도용해 신뢰도를 높이는 사례가 많았다.
두 번째는 유튜브 댓글을 활용한 방식으로 범죄자들은 실제 핀플루언서인 것처럼 가장해 영상 댓글에 특정 앱 설치 링크나 외부 사이트 주소를 남겼다. 이후 피해자가 해당 링크를 통해 접근하면 리딩방으로 유도한 뒤, 댓글을 삭제해 흔적을 지우는 방식으로 증거를 은폐했다.
이 외에도 구독자가 많은 해외 스포츠나 게임 채널을 인수한 뒤 주식 관련 채널로 전환해 투기성 종목을 추천하는 콘텐츠를 게시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무료 종목 추천이나 투자 자료 제공을 미끼로 이용자를 끌어들인 뒤, 유료 리딩방 가입을 유도하는 구조다. 일부는 정식 금융회사와 협업하는 프로젝트라고 속여 자금을 모집하기도 했다.
특히 국내 대기업 총수의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연예 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했던 증권사 대표를 사칭해 신뢰를 유도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유명 인물의 이미지를 활용한 접근은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중장년층에게 특히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퇴직자금 노린 ‘핀플루언서 사칭’ 확산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감시 대상 채널의 신규 콘텐츠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영상 속 음성과 자막을 분석해 위법 여부를 ‘위법’, ‘의심’, ‘정상’으로 분류한다.
이후 분석 결과를 제보 및 시장 정보와 결합해 검토한 뒤,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통보하거나 행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아울러 예방 차원의 홍보도 강화된다. 다음달 1일부터 CBS, KBS, MBC 라디오를 통해 공익광고 캠페인이 진행될 예정이다. 배우 박신혜가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할 예정으로 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에서 금융감독원 직원 역할을 맡았던 인연이 이번 캠페인 참여로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검증되지 않은 투자 권유나 고수익을 강조하는 정보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공식 금융회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의심 사례는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퇴직자금과 같은 주요 자산을 운용할 경우 신뢰할 수 있는 경로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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