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정책의 분수령이 될 회의를 앞두고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 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이 유지해온 ‘관망(wait-and-see)’ 기조는 차기 지도부에서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3.5~3.75% 범위에서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역시 단기간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책 변화의 분기점이 될 인사 절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는 상원 인준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며, 같은 날 연준의 금리 발표와 함께 파월 의장의 마지막 기자회견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연준 수장이 교체되더라도 통화정책의 급격한 전환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네이선 시츠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로 가는 경로가 몇 달 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며 정책 판단의 난이도가 높아졌음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반복되는 공급 충격이 있다. 연준은 코로나19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세 정책, 최근 중동 분쟁까지 이어진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누적되면서 인플레이션 통제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지속되면서 물가가 목표치인 2%로 돌아가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경계감은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근 발언에서 노동시장보다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며, 1970년대 사례를 들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재확산 위험을 경고했다.
금리 인하의 또 다른 핵심 변수인 노동시장 역시 해석이 엇갈린다. 최근 고용 증가 둔화가 경기 둔화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이민 감소로 인한 노동 공급 축소에 따른 착시인지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위해서는 고용 약화가 보다 명확해지거나, 전쟁 및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됐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동시에 연준 내부에서는 정책 성명 문구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를 삭제해 정책 방향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수는 성급한 변화가 금융시장 긴축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의장 임기 종료 이후에도 2028년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어 향후 정책 방향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새 의장으로 유력한 워시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차기 연준 지도부는 내부 합의 형성과 함께 정치권의 금리 인하 압박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 정책은 ‘신중한 관망’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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