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8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월드컵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노르웨이축구협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수여된 국제축구연맹(FIFA) 평화상 폐지를 촉구하며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에 불을 지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8일(한국시간) “리세 클라베네스 노르웨이축구협회장은 FIFA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한 ‘FIFA 평화상’의 폐지를 공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축구 행정 기구가 세계 정치 지도자들과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해당 상이 FIFA의 역할과 권한을 벗어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평화상은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6북중미월드컵 조추첨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한 것이다. FIFA는 이 상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은 인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고 밝혔지만 사전에 이사회 격인 FIFA 평의회의 승인 없이 발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인판티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긴밀한 관계,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 이후 시점이 맞물리면서 해당 상이 사실상 ‘위로성 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클라베네스 회장은 “평화상은 이미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노벨위원회가 담당하고 있으며, FIFA가 이를 맡을 명분도 자원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 같은 시상이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를 공정하게 운영하려면 전문성과 독립성이 필수적”이라며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향후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페어스퀘어 는 인판티노 회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FIFA 윤리위원회에 공식 조사 요청을 제출했다. 클라베네스 회장은 이에 대해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 내부 절차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해당 발언을 지지했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객관적으로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국제 분쟁 해결과 인명 보호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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