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28일 서울 한빛앤 본사 리더스홀에서 열린 ‘월간AX 4월호’ 세미나에서는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급변한 검색 환경과 그에 따른 브랜드 경쟁력 변화가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이날 발표에 나선 남상협 버즈니 대표는 “검색이 더 이상 단순한 정보 탐색 도구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이제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과 매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원하는 상품을 찾아주는 기능을 넘어, 실제 구매 전환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검색 기술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오타 하나에도 흔들리던 검색, AI 전환을 재촉하다
이날 발표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왜 검색 영역의 AI 전환이 빨라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남 대표는 먼저 기존 키워드 기반 검색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지금까지 많은 쇼핑몰 검색은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상품명이 얼마나 정확히 일치하는지를 중심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이 때문에 오타가 섞이거나 “30대 여성 원피스”처럼 여러 조건이 한꺼번에 담긴 복합 질의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검색 정확도에만 그치지 않는다. 동의어·유의어를 일일이 등록하고 검색 결과를 수동으로 조정해야 하는 운영 구조 탓에 검색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검색은 쇼핑몰의 기본 기능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상품군이 늘고 소비자 표현이 다양해질수록 이를 사람이 따라잡는 데 한계가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남 대표는 이런 점을 두고 기존 구축형 키워드 검색은 품질과 운영 효율 양쪽에서 제약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 ‘무엇을 찾았나’보다 ‘무엇을 샀나’
남 대표가 제시한 변화의 핵심은 검색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검색이 ‘문자 일치’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구매 가능성 예측’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검색 AI가 단순히 입력된 단어를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어떤 상품을 클릭했고 장바구니에 담았는지, 그리고 최종 구매까지 이어졌는지를 학습해 구매 전환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상단에 배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검색 결과의 배열 기준이 달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용자가 입력한 단어와 가장 비슷한 상품을 위에 두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소비자가 선택하고 살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앞세우는 방식으로 검색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소비자가 방대한 상품을 직접 비교하기보다 AI가 정리해 보여주는 결과를 먼저 참고하는 흐름이 강해지는 만큼, 검색 기술은 더 이상 부수 기능이 아니라 판매 전략과 직결된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버즈니가 앞세운 해법, 커머스 AI 구독 모델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버즈니가 전면에 내세운 사업은 커머스 AI 구독 서비스 ‘APlus AI’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검색 AI를 비롯해 추천 AI, 챗봇, 상품 요약, 상품 카탈로그, 리뷰 분석, 마케팅 AI, 숏폼 AI 등 커머스 전반에 걸친 기능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구조다.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대규모 구축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AI 기능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제시됐다.
버즈니는 자사의 경쟁력 근거로 18개 홈쇼핑사의 1억건 이상 상품 데이터, 월간 1000만명 규모의 사용자 데이터, 100만개 상품 이미지 학습 데이터, 14만개 영상 데이터 등을 들었다. 범용 AI 모델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커머스 특화 문제를 실제 거래·운영 데이터와 현장 경험으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하는 국면에서, 범용 모델을 그대로 붙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업종별 데이터와 업무 흐름에 맞춘 특화형 AI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 매출 개선 사례 속속… 현장은 이미 실전 단계
이날 현장에서는 시장 반응과 도입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남 대표는 검색 영역에 AI를 도입해 매출 개선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발표에서 제시된 사례를 보면, KT알파 쇼핑은 검색 AI 도입 전 진행한 개념검증(PoC)에서 기존 솔루션 대비 평균 20% 이상 검색 매출 증가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반려동물 플랫폼 어바웃펫 역시 AI 검색 기술 도입 전 PoC에서 검색 주문액이 약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홈앤쇼핑 사례도 공개됐다. 버즈니에 따르면 약 한 달간의 PoC를 통해 검색 탐색 효율(PV)은 15% 상승했고, 연관 검색어 매출은 최대 297% 증가했다. 또 APlus AI가 SDK 방식으로 연동돼 2주 안에 서비스 출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개별 수치는 각 사의 실험 조건과 운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적어도 업계가 검색 AI를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매출 개선 수단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 브랜드 경쟁의 기준도 바뀐다
이날 세미나가 던진 메시지는 비교적 선명했다. AI 시대의 검색은 단순히 상품을 더 잘 찾게 만드는 기능을 넘어, 소비자가 브랜드와 상품을 접하고 선택하는 경로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직접 수많은 상품을 비교하기보다 AI가 가공해 보여주는 결과를 먼저 신뢰하게 될수록, 검색 AI는 기술 도입 차원을 넘어 브랜드 도달 방식과 상품 노출 구조, 구매 전환 설계를 다시 짜는 사업 전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버즈니는 이날 검색 AI 도입 사례를 소개하며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 검색 품질 개선과 운영 효율화를 위한 AI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소비자 접점이 빠르게 달라지는 만큼, 기업들 역시 검색과 추천 영역 전반의 대응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함께 제기됐다. 노출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소비자가 실제로 ‘사게 만드는 경로’를 누가 더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앞으로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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