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소유 대신 임대 방식으로 전환하면 구매 진입장벽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아이오닉5 스탠더드 모델의 출고가는 4천740만원 수준인데, 이 가운데 배터리 원가가 약 2천만원으로 전체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차체만 구입하고 배터리는 월 구독료로 충당할 경우 정부·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해져 실질 부담이 대폭 줄어드는 구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은 올 상반기 중 보증 기간이 만료된 수도권 법인택시 아이오닉5 5대를 대상으로 배터리 구독형 실증 서비스를 가동한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모빌리티 규제샌드박스 심의에서 승인된 '차체-배터리 소유권 분리 등록' 규제 특례가 법적 기반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는 배터리를 차체와 별도로 등록·관리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배터리 성능 저하에 따른 감가 부담과 높은 교체 비용이 전기차 수요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실증에 참여하는 택시는 현대캐피탈에 매월 구독료를 납부하며, 배터리 교체 시점이 되면 기존 배터리를 반납하고 캐피탈 보유 배터리를 새로 공급받는다. 별도 구매 없이 구독만으로 배터리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법인택시는 단기간에 주행거리가 급증해 배터리 열화와 교체 수요가 빠르게 나타난다. 현대차그룹은 이 점에 주목해 운행 비용 절감 효과와 차량 수명 연장 가능성을 집중 검증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도 동일한 소유권 분리 등록 기반의 전기차 판매·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실제 운행 환경에서 배터리 소유권 분리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 이번 실증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혁신적인 금융·구독 상품을 시장에 선보여 소비자 부담을 덜고,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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