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떡도 N분의 1 나눠내자…고물가가 낳은 청년들의 '소분 모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엽떡도 N분의 1 나눠내자…고물가가 낳은 청년들의 '소분 모임'

연합뉴스 2026-04-27 05:55:00 신고

3줄요약

"통장잔고 구출"…식비 부담에 중고거래 앱서 '팟 구하기' 성행

함께 반찬 만들고 1원 단위까지 나누기도…극단적 효율 추구 해석

매운 떡볶이를 소분하는 모습 매운 떡볶이를 소분하는 모습

[촬영 조현영]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치즈 토핑 한 번 추가하고, 만두랑 주먹밥도 시킬까요?"

일요일인 26일 오후 1시께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떡볶이 전문점. 20∼30대 손님 세 명이 떡볶이 토핑과 사이드를 주문했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자 이들은 함께 먹는 대신 각자 준비해온 용기를 꺼내 숟가락으로 떡볶이를 퍼 담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엽떡 팟 구하는 모임'을 통해 만난 사이다.

엽떡은 매운맛으로 유명한 엽기떡볶이를, 팟은 파티(party), 즉 모임을 뜻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모임을 운영 중인 20대 여성 '5호라(닉네임)'씨는 전날 오후 260여명이 모인 동네 채팅방에 "내일 점심 떡볶이 소분하실 분"을 모집했다. 이날 나온 음식값은 약 2만3천원. 1인 가구 청년이 혼자 감당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세 명이 나누자 인당 7천원대로 훌쩍 떨어졌다.

떡볶이를 좋아하지만 비싼 가격과 많은 양이 부담돼 모임을 만들었다는 5호라씨는 "떡볶이만 2만원 가까이 나오는데 만두, 주먹밥까지 7천원 정도에 먹을 수 있어 좋다"며 "식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했다.

소분된 음식들 소분된 음식들

[촬영 조현영]

당근 등 지역 기반 커뮤니티에는 올 초부터 '엽떡 소분·매장에서 먹는 모임', '엽떡팸', '마라탕 먹는 모임' 등 다양한 음식 나눔 모임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이들 모임의 소개 글을 보면 "밥값 아끼면서 잘 먹고 싶은 사람들 모여라", "버려지는 음식과 통장 잔고를 구출하자"라는 등의 '지출 방어' 의지가 두드러진다.

그동안에도 창고형 마트의 대용량 물품을 나누는 이른바 '코스트코 모임'이나 친목을 목적으로 한 '감자튀김 모임' 유행은 있었다. 이것이 중동전쟁 등으로 인한 고물가 장기화 기조와 겹치며 지갑 얇은 청년들의 실질적인 식비 절약 모임으로 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창고형 마트 소분 모임에는 살림하는 주부가 주로 참여했다면 음식 소분 모임 참여자는 비싸진 식비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이라며 "청년들의 목적 지향적이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특징이 드러난다"고 했다.

밀프렙 영상 밀프렙 영상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배달 음식 대신 더 저렴한 집밥을 택하며 'N분의 1'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 식재료를 장 본 뒤 공유 주방 등에서 반찬을 만들고 나누는 '반찬 모임'이 대표적이다. 모든 비용은 구성원 수대로 1원 단위까지 철저히 나눠 부담한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주말에 대량의 요리를 해두고 1인분씩 냉동실에 소분해 두는 '밀프렙'(meal prep)도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유행이다. 유튜브와 블로그에는 볶음밥부터 파스타, 찌개류까지 자신만의 밀프렙 노하우를 공유하는 콘텐츠도 줄을 잇고 있다.

hyun0@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