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 섬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하며 예술을 가깝게 경험할 수 있는 축제형 미술행사가 열렸다. 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캠퍼스는 지난 24일 ‘2026 경기 섬 아트 페스타’를 개막했다. 이 곳은 단순한 미술장터가 아니다. 작가와 기획자, 갤러리스트와 예비 갤러리스트 등 미술계 생태계를 이루는 수많은 주체들이 서로 연결되고 성장해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으로 역할한다. 대부도와 선감도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서해바다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은 이번 행사의 ‘덤’이다. 두 차례에 걸쳐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과 이 곳의 의미를 짚어본다.
‘2026 경기 섬 아트 페스타’는 신진부터 중견까지 총 23명의 작가가 참여해 191점 작품을 선보이는 작품 구입이 가능한 아트페어다. 드로잉·회화·도자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시장은 안산 선감도 경기창작캠퍼스의 교육동 1층 공공갤러리.
등록 갤러리스트들이 참여한 연례 아트 페어로 회화와 드로잉, 세라믹 조각 등 다양한 장르와 10만원대부터 1천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다. 아이들이 눈을 반짝일 선명한 색감의 상어 회화 작품과 민화, 동양화에 현대미술을 구현해 낸 작품, 독특한 기법으로 구현해낸 달항아리까지 다양한 작품이 망라돼 있어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즐기기에도 좋다.
부스는 전문·예비 갤러리스트의 협업으로 꾸려졌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문 갤러리스트 4인과 예비 갤러리스트 5인의 매칭을 기반으로 한 4개팀의 갤러리 부스로 구성됐다.
갤러리에 들어서면 맨 처음 만나는 공간은 갤러리벨비(윤성지 × 남찬미)이다. 이들은 처음 컬렉팅을 시작하는 관람객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작은 소품과 젊은 작가들의 감각적인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동물을 매개로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비추는 민지 작가,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을 선과 색의 반복으로 풀어낸 홍수정 작가의 작품이 눈에 띈다. 2019년 밴드 잔나비의 정규 2집 ‘전설’ 앨범 커버 아트 작업으로 잘 알려진 콰야는 이상향의 이미지를 통해 빠른 속도와 고립감 속 현대인의 정서와 대비되는 장면을 그려냈다. 은유적으로 드러낸 ‘지금, 여기’의 감각을 통해 보는 이에게 일상과 ‘오늘’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시한다.
메이준 갤러리(최명원 × 최소라)는 자연, 전통, 캐릭터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폭넓은 취향을 아우르는 구성을 드러낸다. 유리 위에 굳은 물감을 칼로 긁어내는 행위로 새로운 생명의 서곡을 담아내는 박경호 작가는 유기적인 자연 풍경을 구현했다. 비단(실크)에 바틱 기법을 적용한 달항아리 작업을 통해 한국적 정서와 몽환적 분위기를 구현하는 박선주 작가의 작업도 만날 수 있다. 벨벳의 결로 숲과 계절의 생명력과 그 온기를 전하며, 내면에 잠든 계절의 감각을 일깨우는 한상은 작가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안다미로갤러리(주현옥 × 이미경)는 일상적 소재를 감각적으로 풀어내거나, 간결한 화면 속에 깊은 감정이 담긴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회화의 표면을 절개하고 변형해 이미지 구조를 해체하며 자아의 형성을 탐구하는 김희곤, 돌을 통해 인간이 부여하는 의미와 관계를 풀어내는 김순필, 실의 교차와 매듭을 통해 관계 속 감정과 사랑의 의미를 표현하는 양서현까지, ‘나’와 타인, 그리고 관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보여준다.
아터테인(황희승 × 이지민 × 김시온)에선 주관적인 경험과 감정의 표현을 넘어, 색채와 질감, 구조 등 작가 고유의 형식을 갖춘 회화 작업과 마주하게 된다. 반복적인 점묘로 ‘지금, 여기’의 감각과 내면의 질서를 탐구하는 라킷키, 자연을 관찰하며 느낀 변화와 긴장감을 붓질과 색의 흐름으로 풀어내는 이유민, 디지털 이미지 환경 속에서 배경으로 밀려난 장면들에 주목해, 무심히 찍힌 인물이나 빛의 반사 등 주변적 요소들을 재구성하는 박이재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생각과 감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
5월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을 경우 현장, 서면, 유선으로 구매 상담을 거쳐 작품을 소장할 수 있다. 전시 운영 시간은 월요일(휴관)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상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경기창작캠퍼스 관계자는 “미술 경험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예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고자 마련된 공간”이라며 “부담없는 ‘첫 컬렉팅 경험’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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