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동성로 등 시민에게 들어보니…사수론 vs 교체론 엇갈려
'정치보다 경제' 민심 공통분모…동·서로 나뉜 김·추 선거사무소도 관전 포인트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보수의 최후 보루마저 내줄 수는 없습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여야 대진표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간 경쟁으로 확정되며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대구의 민심 풍향을 읽을 수 있는 서문시장과 동성로 등 유동 인구가 몰리는 현장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교체론과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사수론으로 의견이 갈렸다.
지난 24일 찾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
이곳은 유동 인구가 많아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곳이다.
이날 시장에서 화젯거리는 단연 대구시장 선거였다.
민주당 내 중량급 정치인 김 전 총리가 출마한 데 이어 국민의힘도 추 의원을 포함해 치열한 내부 경선을 치른 탓인지 시민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국숫집부터 옷 가게까지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주변에서 김부겸이 찍는다고 하던데", "추경호가 경제는 잘하지 않겠나 " 등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서문시장에서 만난 대구시민들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보수를 지켜야 한다는 반응으로 갈렸다.
시민 이상돈(69)씨는 "국민의힘은 내란당이라는 오명으로 보수에 먹칠을 했다. 이번 선거에는 살면서 처음으로 민주당을 뽑으려고 한다"며 "김부겸은 국회의원에 국무총리까지 한 사람으로 뛰어난 행정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모(51)씨도 "대구는 맹목적으로 보수를 지지하는데 정작 국민의힘은 선거할 때만 지역을 찾고 해준 게 없다"며 "김부겸 출마로 여론이 모인 지금이 변화의 적기"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보수의 최후 보루를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모(75)씨는 "국민을 대표하는 게 정치인데 민주당은 검찰을 없애는 등 본인들 위주로 정치를 하고 있다"며 "대구 사람들은 원래 보수 기질을 보여온 만큼 이번에도 국민의힘으로 마음을 모을 곳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안모(70대)씨도 "매년 거듭할수록 지역 경제가 무너져가는 게 체감된다"며 "추경호 후보는 경제부총리 경험이 있으니 지역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동성로도 민심은 엇갈렸다.
특히 젊은 유권자들은 정치적 이념보다는 후보자들의 경제적 역량에 큰 관심을 보였다.
동성로에서 만난 홍모(33)씨는 "지역 경제가 힘든 만큼 예산을 끌어와 줄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한데 김부겸 후보가 적합하다"며 "대구경북 통합과 신공항 건설 등 각종 굵직한 사업을 이끌어갈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모(49)씨는 "무조건 보수만 밀어주니 한때 서울과 부산 다음으로 꼽혔던 대구가 낙후됐다"며 "김부겸 후보가 지금 정부와 소통도 잘되는 등 대구를 다시 일으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제적 역량을 반대로 평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윤모(34)씨는 "민주당이 최근 고유가 관련해서 지원금을 뿌리는 등 선심성 경제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민주당 바람이 거센데 이러한 정책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라도 국민의힘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모(53)씨도 "최근 민주당이 펼쳐온 경제 등 여러 정책을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며 "추경호 의원이 경제부총리 경험도 있어 대구에서 충분히 밀어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치 이념을 두고 팽팽히 맞서는 의견이 나타나면서도 무너진 지역 경제를 되살릴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여야를 향한 다른 민심처럼 각 후보의 선거사무소도 대구 중심을 기준으로 동서로 나뉘어 시선을 끈다.
김 전 총리는 대구 서편인 두류네거리, 추 의원은 동편인 범어네거리에 자리를 잡았다.
김 전 총리 측은 "과거 수성구 국회의원을 지낸 것을 고려해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던 달서구 등 서쪽 지역 주민들과의 접촉을 늘리기 위해 이곳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고 했다.
반면 추 의원 선거사무소는 그 반대편인 달구벌대로 범어네거리에 위치한 기존 경선사무소를 그대로 활용한다.
추 의원 측은 "대구 경제 발전의 중심이자 상징인 수성구 달구벌대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과거 영광의 시대 대구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는 두 후보 외에도 개혁신당 이수찬 대구시당 위원장, 무소속 김한구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낸 상태다.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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