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국내 기업 216곳 실태조사…46%는 "감독관 신뢰 낮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산업안전보건 감독에서 의무 위반이 적발되면 시정 기회 없이 즉각 수사가 시작되고 처벌로 이어지는 현행 제도에 대해 국내 기업 대부분이 과잉 처벌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2월 국내 기업 21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안전보건 감독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과거 고용노동부 소속 산업안전감독관은 기업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 사항을 적발해도 우선은 시정조치를 지시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는 사고 발생 후 대처보다 안전 예방에 중점을 두면서 적발과 동시에 수사에 착수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 대해 조사 기업의 89%(193곳)는 부정적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실적을 올리기 위한 감독관의 법 위반 지적이 남발될 수 있어서'(38%)가 가장 많았고, '법령을 100% 준수하기 어려워 사법리스크만 증가해서'(26%), '현장 위험요인 관리보다 서류작성에 치중하게 돼서'(18%) 등이 뒤를 이었다.
경총은 경미한 의무 위반까지 처벌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사업장의 위험 개선보다 법 위반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서류작성 등 행정업무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현장 산업안전감독관에 대한 신뢰도에 대한 물음에는 56%가 '낮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업종에 대한 이해 없이 법을 획일적으로 집행해서'(41%)가 가장 많았다. 또 '현장 안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지도·지원이 없어서'(30%), '처벌 목적으로만 감독해서'(27%) 등 답변도 나왔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 중 65%(24개사), 50∼299인 미만 기업 중 60%(40개사), 50인 미만 기업 중 50%(56개사)가 감독관에 대해 낮은 신뢰를 보였다.
현행 산업안전감독 대상 선정 방식이 적절한지를 묻자 53%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감독 대상 세부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서'(49%), '산재발생 위험도 등 사업장 안전관리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서'(45%) 등의 답변이 나왔다.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산업안전보건 감독정책(중복 답변)에 대해서는 64%가 '경미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 기회 부여', 62%가 '위험요인 개선 지도 및 컨설팅 확대 등 예방에 초점'을 선택했다.
경총은 법 위반의 중대성을 고려해 경미한 위반이면 시정 기회를 주고, 중대한 위반이면 즉시 처벌하는 합리적인 운영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은 안전 규정의 위반 적발 후 불이행 시에만 처벌하는 등 예방 중심의 감독을 통해 자율적 예방관리 체계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고 경총은 전했다.
경총 임우택 안전보건본부장은 "정부는 경미한 위반에 대해서는 시정 기회를 부여하는 등 처벌보다는 예방 중심으로 감독 방향을 전환하고, 감독관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통해 현장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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