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러 드론 도발 당시 일부 동맹 모르쇠"
"EU 공동 방위 강화해야" 주장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공세를 펼쳐온 가운데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미국은 유럽 방위에 충실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투스크 총리는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을 '수개월 내로' 공격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미국이 우리 (나토) 조약에 명시된 만큼 동맹에 충실할 준비가 됐는지"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몇 년 내로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나토 동맹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달아 제기됐다.
투스크 총리는 이날 "나는 몇 년이 아니라 몇 개월이라는 더 단기적 관점을 말하고 있다"며 "모두 폴란드만큼 나토 의무에 진지한지 확인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유럽이 자력 방어해야 한다며 나토 회의론을 내세워 유럽의 안보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이 이란 전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자 나토는 '종이 호랑이'라고 조롱하며 나토 탈퇴를 강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투스크 총리는 "우리 (유럽) 동부로선 러시아가 공격하려 한다면 나토가 여전히 정치적으로, 그리고 병참 측면에서 대응할 준비가 된 조직인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러시아 드론 약 20대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을 때 상황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당시 나토가 전투기를 보내 드론을 요격했지만, 일부 동맹국은 러시아의 행위를 공격으로 규정하는 데 주저했다고 한다.
투스크 총리는 "나토의 파트너들에게 이는 우발적인 일이 아니라 폴란드를 겨냥해 계획된 도발이라는 점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일부 동료 국가들에겐 아무 일도 없는 척하는 게 더 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나토의 집단방위 조약인) 5조에 대한 회의론이 아니다"라며 "만약 그런 보장이 서류상에만 있다면 아주 실질적인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주요국들은 EU 자체의 상호 방위 조약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EU 조약 42조7항은 회원국 영토가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회원국들이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도울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실각으로 42조7항 논의에 속도를 낼 기회라는 평가도 있다.
투스크 총리는 방위나 대러시아 정책에서 헝가리가 좋은 협력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42조7항의 논의와 관련해 "진정한 동맹을 원한다면 방위 도구, 군사 이동에 있어 서류상이 아닌 진짜 수단이자 실질적 권한이 필요하다"며 "이는 공동 방위, 동부 국경을 보호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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