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전통주에는 각 지역 고유의 풍토와 길러낸 농산물, 오랜 세월 축적된 발효의 지혜가 배어 있다. 잘 숙성된 술 한 잔으로 그 고장의 자연과 대대로 이어져 온 시간의 결을 맛볼 수 있다. 이러한 전통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우리 술의 매력을 대중에게 전하기 위해 지역 양조장들이 제조 시설의 한계를 넘어 다채로운 문화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2026년도 '찾아가는 양조장' 5곳이 새롭게 지정됐다. 2013년 첫선을 보인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은 우수한 품질의 술을 생산하는 지역 양조장을 발굴해 관광 자원과 연계된 문화 거점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로, 이번 신규 지정을 포함해 전국 총 69개소가 운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새롭게 합류한 곳들은 독자적 효모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증류 시설을 갖춘 충북 충주의 양조장, 누룩 명인이 고품질의 탁주와 약주를 빚어내는 전북 정읍의 양조장, 셰프와의 협업으로 미식 투어를 제공하는 전북 순창의 양조장, 자체 숙박 시설과 연계한 체험을 선보이는 경기 양평의 양조장, 토종 농산물을 활용해 증류주를 생산하는 경북 예천의 양조장까지 다섯 곳이다. 민간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술의 품질과 역사성은 물론 관광 상품으로서의 잠재력을 평가했다.
'찾아가는 양조장' 타이틀을 얻게 되면 선정 첫해에는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거쳐 시음장이나 판매장 같은 공간 환경을 개선하고, 방문객의 흥미를 이끌어낼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전반적인 인프라 고도화에 필요한 예산과 시스템 구축을 지원받는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존의 2년 한시 지원에서 벗어나 '유효기간 3년' 제도를 도입했다. 3년의 기한 동안 일정 기준을 유지하는 양조장에 한해 지자체 심사를 거쳐 환경 정비 및 체험 기획에 필요한 실행비를 국비와 지방비로 꾸준히 보조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개편했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양조장 투어는 기존의 틀에 박힌 지역 관광에서 벗어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방문객들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고풍스러운 발효실부터 첨단 설비가 들어선 현대식 생산 라인까지 다채로운 양조장의 풍경을 눈으로 확인하고, 그곳에서 갓 빚어낸 신선한 술을 시음하며 후각과 미각을 일깨운다. 나아가 술 빚기 체험이나 팜파티 등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주가 지닌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
양조장 육성 사업은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원재료로 소비함으로써 농가 소득 증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뿐만 아니라 양조장 자체가 매력적인 관광 명소로 기능하면서 체류형 관광객의 발길을 잡아끈다. 술을 빚던 오래된 공간이 지역의 새로운 문화와 활력을 빚어내는 무대로 익어가고 있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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