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지만 국내 증시는 단순 조정이 아닌 '수급 재배치'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외국인 대규모 매도 속에 사상 최고치 랠리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코스닥은 반도체 소부장과 바이오를 중심으로 25년 만에 1200선을 돌파했다.
◆ 코스피 숨 고르기…외국인 2조 매도에 반도체·자동차 약세
코스피가 지정학 리스크와 외국인 매도 압력 속에 6470선에서 보합권으로 밀렸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8포인트 내린 6475.63에 마감했다. 장 초반 6516선까지 올랐지만 상승폭을 반납하고 약보합으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49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1832억원, 8054억원 순매수로 방어했지만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전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반도체가 조정에 들어갔다. 삼성전자(-2.23%), SK하이닉스(-0.24%)가 동반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현대차(-3.57%), 기아(-3.16%) 등 자동차주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이차전지와 방산은 강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3.11%), 삼성SDI(1.75%)가 상승했고 중동 긴장 재부각 영향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도 올랐다.
시장 외부 변수도 부담이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뉴욕증시가 하락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5달러선까지 상승했다. 환율도 1,484.5원으로 오르며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결국 이번 조정은 추세 훼손보다 '과열 해소' 성격이 강하다. 외국인 매도가 IT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단기 차익실현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다.
◆ 코스닥 1200선 돌파…25년 만 최고치, '순환매' 본격화
반면 코스닥은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29.53포인트(2.51%) 오른 1203.84에 마감하며 200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200선을 돌파했다.
핵심은 외국인 자금 이동이다. 코스피에서 2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코스닥으로 유입되며 7000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도 동반 매수에 나섰고 개인은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상승 동력은 반도체 소부장과 바이오였다. SFA반도체(22.18%), 제주반도체(18.16%) 등 소부장 종목이 급등했고 알테오젠(3.22%), 삼천당제약(8.29%) 등 바이오도 강세를 보였다.
시장 구조적으로는 '대형주'에서 '중소형 성장주'로의 순환매가 확인되는 구간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랠리 이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으로 매수세가 이동했다는 해석이다.
증권가는 이 흐름이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실적 시즌과 맞물린 구조적 순환으로 보고 있다. 대형 반도체가 쉬어가는 사이 성장주와 테마주로 자금이 분산되는 전형적인 후반 랠리 패턴이다. 외국인 수급이 어디에 머무느냐가 단기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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