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탈리아조차 자신들이 이란 대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나가는 걸 원치 않는다.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스포츠부 장관 안드레아 아보디는 “이탈리아는 월드컵에 나갈 수 없으며, 우리가 월드컵에 나가는 건 부적절하다”라며 “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은 경기장 위에서 주어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탈리아 경제부 장관 잔카를로 조르제티는 “수치스럽다”라고 단언했고,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장 루치아노 부온피글리오는 “모욕감을 느낄 것”이라며 “월드컵에 나가려면 (예선에서) 자격을 얻어야 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러한 반응은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파올로 잠폴리가 전쟁 당사국인 이란 대신 이탈리아가 월드컵에 출전해야 한다고 발언했기에 나왔다. 당시 잠폴리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다가오는 월드컵에 참가시키자고 제안했다”라며 “나는 이탈리아 출신이고,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아주리 군단(이탈리아 대표팀)’이 출전하는 게 꿈이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우승을 4차례 차지했기에 본선 진출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잠폴리 특사가 해당 주장을 펼친 배경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 자격에 대한 FIFA의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FIFA 월드컵 규정 제6조에 따르면 FIFA는 대회 참가 회원 협회를 다른 협회로 교체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즉 기권 등의 사유로 결원이 발생하면 추가 본선 진출국에 대해서는 ‘전적인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다.
이탈리아가 이란 대신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는 소문 혹은 월드컵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순간부터 나왔다. 이란이 미국과 전쟁으로 월드컵 참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란은 어떻게든 월드컵에 참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쟁 초기에는 월드컵 불참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미국(로스앤젤레스 2경기, 시애틀 1경기)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부터 월드컵 참가로 마음을 잡았다. 다만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경기를 치르길 바란다는 조건문을 붙였다.
FIFA는 이란이 미국에서 조별리그를 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FIFA는 ‘모든 참가국이 발표된 일정대로 경기하기를 바란다’라고 명시했다.
다만 이란을 기권시킬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 최근 인판티노 회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 대표팀은 분명히 온다”라며 “이란은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국민을 대표해 뛰어야 한다”라고 확언했다.
이탈리아는 3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수모를 겪었다. 지난 1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패스A 결승전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PK4로 패했다. 이탈리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이번 월드컵 본선에도 나서지 못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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