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선견지명이 통했다. 이 회장이 주도해 인수한 하만이 '아픈 손가락'에서 '캐쉬카우'로 떠올랐다.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선제 투자가 빛을 발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2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CEO와 만나 배터리 및 전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삼성전자
하만 인수 발표 10주년을 계기로 △첨단 로봇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성장 분야에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에 '제2의 하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픈손가락서 효자된 하만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하만 인수를 발표하고 2017년 3월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인수가는 9조4000억원(약 80억달러)으로 당시 기준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에 대한 M&A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CES 2025 현장에서 선보인 삼성 하만의 전장 솔루션. ⓒ 삼성전자
하만 인수 건은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협상에 마무리 짓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전장 사업을 강조했고, 그 핵심 타깃으로 하만을 점찍었다.
기대와 달리 하만은 인수된 직후 실적 악화로 '아픈 손가락'이 됐다. 2016년 680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574억원으로 급감했다.
하만 연도별 영업이익 변화. ⓒ 챗GPT 생성 이미지
이후 점진적으로 정상화되다가 2020년 자동차 산업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55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일각에서는 실패한 투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분위기가 반전됐다. 디지털 콕핏(차량 내 통합 디지털 운전 환경)과 카오디오, 텔레매틱스 등을 공급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25년에는 매출 15조783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7%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하만은 핵심 전장 부품에서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만의 매출액 가운데 전장 관련 사업의 비중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사업 중심이 전장으로 옮겨졌다.
또한 하만은 최근 헝가리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연구개발(R&D)을 위해 총 1억3118만유로(약 2285억원)를 투자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M&A 빗장 푼다…전담팀도 신설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등 예기치 못한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하만 이후 대형 M&A가 멈췄다. 지난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M&A 빗장을 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전장 기업 ZF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사업부를 약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전자의 전장 분야 M&A는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이뤄졌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하만을 통해 지난해 5월 미국 마시모(Masimo)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미래성장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 로봇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14.7%에서 35%로 확대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지원실 내에 M&A 전담팀을 신설했다. M&A 전담팀은 2017년 하만 인수 실무에 참여했던 안중현 사장이 총괄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M&A 전담팀 신설을 삼성의 사업경쟁력 강화와 포트폴리오 재편 신호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M&A 전략을 가동할 전망이다. 이미 대규모 M&A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첨단 로봇과 메드텍·전장·HVAC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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