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송이 튤립의 봄' 터졌다... 수도권 당일치기 가능한 봄꽃 나들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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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송이 튤립의 봄' 터졌다... 수도권 당일치기 가능한 봄꽃 나들이 명소

위키트리 2026-04-24 16:09:00 신고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4월의 충남 아산시. 삽교천 아산만방조제 인근을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차를 세우고 싶어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연두색 구릉 위로 분홍, 노랑, 보라, 빨강, 흰색의 물결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내린. ‘저게 다 꽃이라고?’ 발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떠도 시야 가득 온통 원색의 꽃뿐이다. 여기는 충남 아산시 영인면에 있는 피나클랜드다.

한두 송이가 아니다. 100만 송이다. 원형 정원과 잔디광장 일대를 가득 채운 튤립 구근 하나하나가 올봄 가장 화려하게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꽃밭을 두 발로 걸으면 단언할 수 있다. 올봄 가장 눈부신 명소는 피나클랜드다.

터번에서 튤립으로... 꽃 한 송이의 기나긴 여정

피나클랜드로 향하는 차 안에서, 혹은 버스를 기다리며 잠깐 짚어두면 좋은 이야기가 있다. 바로 튤립이라는 꽃이 어디서 왔는지에 관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튤립을 네덜란드 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 사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다. 오스만 제국의 궁정에서 애호하던 꽃이었다. 유럽에는 16세기 중엽 아랍으로부터 전해지기 시작했고, 네덜란드에는 1593년 식물학자 샤를 드 레클루즈가 터키에서 처음 들여왔다. 그는 레이든대학에서 튤립을 재배·연구하며 수많은 새 품종을 개발했다.

본래 'lale(랄레)'라고 불리던 튤립은 마치 터번처럼 생긴 생김새 때문에 'Tülbend(튈벤드)'라는 별칭을 갖게 됐고, 이것이 라틴어 tulipa와 프랑스어 tulipan을 거쳐 영어로 받아들여져 'Tulip'이 됐다. 그러니까 튤립이라는 이름 자체가 이미 터키 터번에서 온 것이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이후 네덜란드에서 튤립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급기야 17세기에는 '튤립마니아(Tulipomania)'로 불리는 전무후무한 투기 열풍으로 번졌다. 새로운 튤립 품종에 '총독(Viceroy)'이나 '영원한 황제(Semper Augustus)' 같은 이름을 붙일 정도로 튤립은 모든 꽃 중에서 가장 귀한 대접을 받았다. 희귀 품종 하나의 가격이 집 한 채 값을 훌쩍 넘어섰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오늘날 튤립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봄꽃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남동 유럽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며 가을에 심어 이듬해 4, 5월 종 모양의 꽃을 피운다. 온도 변화에 민감해 햇빛이 있는 낮에는 활짝 피었다가 밤에는 꽃잎을 오므리는, 숨 쉬듯 변화하는 꽃이기도 하다. 이 섬세함이 바로 튤립의 매력이다. 같은 꽃밭을 아침에 보는 것과 오후에 보는 것이 완전히 다른 이유다.

색에 따라 꽃말도 다양하다. 전체를 아우르는 튤립의 꽃말은 '당신의 미소는 빛이 나요'다. 봄 한철 피나클랜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이 꽃밭이 건네는 말이 딱 이 말이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한국에서는 원예종 튤립이 덥고 습한 여름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한 구근으로 딱 한 번만 꽃을 보고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피나클랜드가 매년 수십만 개의 구근을 새로 심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00만 송이가 그냥 피어난 게 아니다. 가을부터 차근차근 심고 가꾼 노력의 산물이다.

채석장이 수목원 됐다... 피나클랜드라는 공간의 힘

튤립 이야기를 하기 전에 피나클랜드 자체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이 공간이 원래 무엇이었는지를 알면 꽃이 주는 감동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피나클랜드 수목원은 수목원, 식물원, 전망대, 동물원, 농촌 체험, 꽃 축제, 별빛 축제, 베이커리 카페, 폭포, 분수, 야외 정원, 테마 정원, 잔디광장을 두루 갖춘 복합 자연 문화 공간이다. 이 모든 공간이 사실 과거에는 돌을 캐던 채석장 자리였다는 것을 알면 입이 벌어진다. 가파른 절벽과 울퉁불퉁한 지형을 그대로 살려 거기에 꽃과 나무와 폭포를 심고 만든 곳이 피나클랜드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바위 절벽 사이로 쏟아지는 달빛폭포, 높은 곳에서 아산만까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그리고 수목원 중심부를 가득 채운 꽃 정원들. 이 극적인 지형 차이가 피나클랜드를 단순한 꽃밭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으로 만든다.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고, 터널처럼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다. 한 켠에 '고진감래 길'이라는 구간이 있을 정도다. 이름처럼 힘들게 오른 뒤에 만나는 전망이 달빛처럼 쏟아진다.

100만 송이의 실물... 지금 피나클랜드의 튤립 현장

올해 피나클랜드의 튤립 축제는 지난 4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이어진다. 24일 현재는 축제 한가운데, 즉 튤립이 가장 화려하게 절정에 달한 시점이다. 조금 늦었나 걱정할 필요 없다. 아직 시간이 넉넉히 남아 있다.

원형 정원과 잔디광장 일대는 품종별로 구역을 나눠 심어진 튤립들이 각자 색깔과 높이를 뽐내며 늘어서 있다. 단순히 빨간색, 노란색만 있는 게 아니다. 연분홍, 살몬, 코랄, 자주, 짙은 보라, 크림색, 두 가지 색이 섞인 복색 품종까지.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어도 보정이 필요 없는 사진이 나온다. SNS용 명소라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피나클랜드를 가득 채운 다양한 봄꽃과 튤립 외에도, 주말에는 버블쇼, 사물놀이, 음악회 등 매주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카페 드 피나클에서는 봄꽃 에이드, 봄꽃 쌍화차 등 특별 메뉴와 함께 먹거리 장터에서 다양한 음식도 즐길 수 있다. 꽃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 마시고 즐기는 '하루 종일 콘텐츠'가 갖춰져 있는 셈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튤립 산책로 인근에 자리한 동물 체험장이다. 알파카, 꽃사슴, 유산양과의 동물 먹이주기 체험과 구근 심기 체험도 운영된다. 꽃을 보고 밥을 먹고 동물과 놀다 보면, 어느새 해가 기울어 있다. 그런 곳이다. 딱 두 시간 있다가 나오려다가 다섯 시간이 지나 있는 곳.

밤에도 끝나지 않는다... 토요일 밤의 불꽃

피나클랜드의 봄 축제에서 튤립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불꽃 축제다. 지난 4일부터 오는 6월 2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30분이면 피나클랜드의 밤하늘이 불꽃으로 물든다. 총 12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불꽃 쇼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아산의 밤을 장식한다. 그리고 가정의 달인 다음달 24일 일요일에는 특별 추가 공연도 예정돼 있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불꽃 축제가 열리는 토요일은 운영 시간이 평소보다 연장돼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평일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낮에 튤립을 실컷 보고, 저녁에는 잔디광장에 자리를 잡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그게 토요일 피나클랜드의 정석 코스다.

매주 주말에는 불꽃 외에도 마술쇼, 버블쇼, 아카펠라 등 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아이들은 동물 체험장에서 알파카 밥을 주고, 어른들은 카페에서 봄꽃 에이드 한 잔 홀짝이다가 해가 지면 함께 불꽃을 보는 일정이 가장 이상적이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입장 요금은 성수기와 준성수기에 따라 대인 기준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네이버 등 온라인 예약을 활용하면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만큼 방문 전에 미리 예매해 두는 것을 권한다. 현장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스마트한 선택이다.

튤립 앞에서 신발 한 켤레의 중요성

피나클랜드를 즐기려면 딱 한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편한 신발이다. 피나클랜드는 사방이 경사다. 채석장 지형을 그대로 살렸다는 것은 아름답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고진감래 길'을 포함해 수목원 내 일부 구간은 경사가 꽤 있는 편이다.

힐을 신고 온 경우, 그 날은 사진 찍는 자신이 아니라 사진 찍히는 동료를 위한 스태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운동화를 신고 올 것. 복장은 최대한 가볍게, 그리고 튤립 색깔과 어울리는 색으로 맞춰 오면 인생 사진 보장이다. 4월 말 아산의 날씨는 낮에는 따뜻하지만 그늘진 곳은 서늘하니 얇은 겉옷 하나는 챙기는 것이 좋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수목원 내에는 카페 드 피나클이 있어 간단한 먹거리와 음료를 즐길 수 있고, 먹거리 장터도 운영된다. 그러나 꽃 정원 안에 들어가면 음식을 먹으며 걷기보다는 꽃에 집중하는 편을 권한다. 백만 송이 앞에서 떡볶이 국물을 튀기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튤립에도 미안한 일이다.

자가용 없어도 걱정 없다... 대중교통 완벽 안내

피나클랜드의 유일한 약점을 꼽으라면, 접근성이 살짝 번거롭다는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기차·전철을 이용한다면 선택지가 셋 있다. 첫째, 수도권 전철 1호선 종점과 가까운 온양온천역에서 하차 후 택시로 약 20분이면 도착한다. 둘째, KTX를 타고 천안아산역에서 내려 택시를 잡으면 약 30분 거리다. 셋째, 천안역에서는 택시로 약 40분이 소요된다. 세 역 모두 수도권에서 한두 시간 이내 거리이므로 서울, 경기, 인천에서도 당일치기가 충분히 가능하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버스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온양온천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600·601·610·614번 버스를 타면 된다. 약 40분이 소요되며 배차 간격은 30~40분이다. 내리는 정류장은 '모원리 정류장'이다. 하차 후 버스 진행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왼쪽에 터널이 나온다. 이 터널의 공식 명칭은 '월선지하통로2'다. 터널을 통과한 뒤 길을 따라 도보로 약 10분이면 피나클랜드 입구에 도착한다. 두 개의 작은 터널을 지나면 피나클랜드 방향으로 현수막이 보이니, 그걸 따라가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피나클랜드의 화려한 튤립. / 위키트리

온양온천역에서는 시내버스 외에 택시도 이용 가능하다. 여러 명이 함께 간다면 택시를 나눠 타는 것이 오히려 버스보다 빠르고 경제적일 수 있다. 주말 방문이라면 피나클랜드 인근 주차 공간이 붐빌 수 있으므로 대중교통이 더 편할 수도 있다는 점도 참고할 것.

봄은 짧다. 튤립은 더욱 짧다. 지금 이 순간 피나클랜드의 튤립은 가장 화려한 절정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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